미국 관광업계, 트럼프 정권으로 '잃어버린 10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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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0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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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출범 이후 미국에 대한 외국 여행객들의 관심이 식으면서 미국 여행업계에서는 911 이후 또다시 ‘잃어버린 10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만 해도 미국 여행업계는 큰 기대를 품었다. 골프리조트와 호텔을 가진 트럼프가 여행업 부흥을 위한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행정부의 반이민 행정명령 등 초기 정책들은 미국행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앞서 세계여행관광협회(WTTC)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반미감정”이 커지고 있다는 초기 신호가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여행 예약업체인 익스피디아의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지난주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여행업계가 힘든 한 해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을 배척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미국이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1월에 트럼프 대통령이 1차 반이민 행정명령을 발동한 직후 1주일 동안 미국을 향하는 항공편 예약은 6.5%나 급감했다. 또한 미국 3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델타,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올해 2월에 매출 여객 마일이 작년에 비해 2.5% 평균 줄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호주, 독일, 멕시코, 중국의 정상들과 첫 접촉에서 긴장을 조성하면서 이들 나라에서 미국행에 부정적 여론을 낳게 했다. 이를 시작으로 두 차례의 반이민 행정명령이 발동되고 터키를 비롯한 8개국발 미국행 여객기내 전자기기 반입금지, 미국 방문비자 심사 강화까지 줄줄이 이어지면서 여행업계의 실망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미국여행협회(USTA)는 비자면제 협정을 맺은 38개국을 제외한 나라들에 비자심사가 강화될 경우 브라질, 멕시코, 중국,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공 등의 출장객이나 국제관광 여행객 1500만 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USTA는 결국 지난주 성명을 내고 "대통령님, 우리가 테러에는 문을 닫아걸었지만 사업에는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제발 세계에 말해 달라"고 호소했다.

미국 여행업계는 이미 2000년대 초 911 테러공격 이후 입국 규제 강화, 부시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대한 반감, 금융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잃어버린 10년’을 겪었다. USTA의 대표 로저 다우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911테러 만큼은 아니더라도 관광객이 최대 4%까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WTTC는 미국의 관광업이 올해 2.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에 비해 0.5%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2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관광업은 전국적으로 1500만 명을 고용하며 GDP에 8% 이상을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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