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수출입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무역의존도가 75%에 달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보니 외부 충격에 따른 환율 변동은 단순한 지표의 변화를 넘어 국가 생존을 위협하는 비수가 된다. 이 위태로운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 정부는 세 가지 차원의 강력한 외환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 외환보유고 1조 달러 시대를 열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200억 달러로 위기 시 대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3%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대만, 홍콩, 스위스는 국가 GDP의 80~130%까지 외환을 비축하고 있다.
특히 대만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쌓아둔 비축분 덕에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도 GDP의 50% 수준인 1조 달러까지 보유액을 확충해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줘야 한다. 현금 동원력만이 국제 투기 세력으로부터 원화 가치를 지킬 실질적인 방패가 된다.
국가부채의 엄격한 관리와 재정 건전성 확보도 시급하다. IMF는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이 60%에 도달하는 2030년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군인 연금 등 잠재적 부채를 포함한 광의의 국가부채는 이미 181%에 이른다. 정부가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지 못해 대외 신뢰도가 추락하면 환율 우상향은 더욱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원화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재정 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외국인 투자 역시 적극 유치해야 한다. 한국 법인세 26%를 세계 평균 수준인 21%로 낮추고 4차 산업혁명 관련 규제를 과감히 완화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우버, 에어비앤비, 타다 등 신산업이 모두 금지됐다. 환율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국가 신뢰의 가격이다. 정부가 지금 결단하지 않는다면 환율 불안은 반복될 것이다.
정부는 원화를 적정하게 시장에 풀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 26조원을 확정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경제성장률 1%를 기록했고 물가가 2% 올랐다. 적정 통화량은 3% 수준이 제일 적당하다. 그러나 정부가 최저임금을 2.9% 올렸다. 올해 국가예산을 8.1% 증액한 데다가 전쟁 추경 26조원을 포함하게 되면 9%가 넘는다. 이 같은 이유로 시중에 원화가 많이 풀리면 사람들이 물건을 사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물건 가격이 오르게 되는 등 고물가가 이어지고 이는 곧 고환율로 귀결된다. 우리나라는 GDP 대비 원화를 푼 비중이 154%에 달한다. 미국은 71%에 그친다.
선제적 대응만이 '제2의 IMF'를 막을 수 있다. 다행히 기업과 개인은 1조 달러가 넘는 달러를 비축하며 스스로 생존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자산을 원화로만 보유한 서민들은 환율 위기 시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환율 안정은 더 이상 한국은행만의 숙제가 아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외환보유고 비축, 통화스와프 확대, 재정 건전성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는 86%의 확률로 진행 중인 환율 우상향의 공포를 끊어내고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지키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외환위기를 다시 겪을 것인가, 아니면 선제적 대응으로 국민의 삶을 지킬 것인가. 정부의 책임 있는 선택을 간곡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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