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국가인프라기본법안', 국가 인프라 혁신 기회 되기를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4월 6일 국회 송석준, 손명수 의원의 대표 발의로 36인의 국회의원이 참여한 '국가인프라기본법안'이 발의되었다. 이번 발의된 법안은 그동안 국가 차원의 인프라 추진 거버넌스의 구축과 인프라 전략의 수립과 이행, 평가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안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최근 주요국들은 인프라 구축 및 재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영국에서는 2025년 6월 "UK Infrastructure : A 10 Year Strategy"를 수립, 발표하였다. 이 전략은 향후 10년간 교통, 에너지, 수자원, 디지털 인프라 등의 기반시설은 물론 학교, 병원 등 사회 인프라까지 포함하는 장기적 투자·관리에 관한 국가전략으로, 전략 추진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삶의 질 향상을 달성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앞서 호주에서는 2024년부터 2033년까지의 장기 인프라 투자계획인 IIP(Infrastructure Investment Program)을 2023년 수립한 이후 연방정부 주도 아래 도로, 철도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추진 중이다. 또한 미국도 2021년 바이든 정부의 2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프라 투자계획이 수립됐고 2기 트럼프 행정부도 1기에 이어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국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렇게 주요국들이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것은 단지 노후화된 인프라의 개선이나 단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전략적인 인프라 투자에 의한 사회간접자본의 고도화는 필수 과제가 되고 있다.

자국 이익 우선주의 속에서 경쟁이 날로 심화되는 세계 경제 속에서 국가의 산업, 경제 그리고 사회 인프라의 구축은 국가 경쟁력 확보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디지털 환경의 가속화와 기후변화 대응 등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 하에서 중장기적인 전략적 목표에 기반한 인프라 투자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최근 발의된 '국가인프라기본법안'은 큰 의미가 있다. 국가 차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투자계획의 수립과 이행, 평가에 이르는 전략적 투자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과거 국가 차원의 인프라 투자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도시재생 뉴딜, 2019년 노후 인프라 정비사업계획, 생활 SOC 투자계획, 2021년 디지털 뉴딜 2.0, 2026년 100조 규모의 민간투자계획 등 대규모의 인프라 투자계획이 있었고 도로, 철도, 항만 등 주요 인프라는 국가계획이 관련 법에 의해 정기적으로 수립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들은 실행 주체의 분산에 따라 일관성 있는 추진이 어려웠고, 투자 우선순위에 밀려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 실패한 사례가 많다. 이를 고려할 때 국가 차원의 인프라 거버넌스 구축과 법적 근거의 마련은 중요한 과제였다.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 사회, 산업 등의 인프라 환경을 고려할 때 국가 인프라 투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국가 주요 인프라의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체 도로 중 30년 이상 된 노후도로가 전체의 절반을 이미 넘어섰고, 내구연한을 초과한 철도시설물도 50%가 넘고 40년 이상 된 노후시설물이 30%에 이른다. 항만, 공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디지털 및 AI의 급속한 확산 속에서 주요 인프라의 고도화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으며, 산업 육성을 위한 경제 인프라 확충은 국가의 경제 성장동력 창출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특히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고 성장동력이 상실되고 있는 지역의 성장과 발전에 있어 인프라의 전략적인 확충 노력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근본적으로 국가 인프라는 국가의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과도 직결되는 핵심 기반이라는 점에서, 정부 투자에 있어 우선순위를 두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확대해야 할 대상이다. 특히 노후 인프라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국가인프라기본법안' 발의를 계기로 국가 차원의 인프라 대책에 대한 논의가 보다 구체화되고 본격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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