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나전산수무늬삼층장(螺鈿山水文三層欌)'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국가유산청이 25일 박혔다.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배재학당을 설립한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1858~1902)가 고종황제로부터 하사받았다고 전한다. 그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보관해오다 외증손녀 다이앤 크롬(1957~) 여사가 아펜젤러의 업적을 기리고 유물을 안정적으로 보존하고자 2022년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삼층장은 조선 후기인 1800년대 이후 왕실과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실의 자녀가 분가하거나 출가할 때 준비하는 생활필수품 중 하나였다. 이번에 지정된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유래가 명확하고 고급 재료와 정교한 기술이 결합된 대형 가구로서, 19세기말 궁중과 상류층에서 사용했던 삼층장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다. 경상남도 통영(統營) 가구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희소성과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정면 전체와 양쪽 측면은 전통 회화와 공예가 결합된 산수문(山水文)과 산수인물문(山水人物文)을 위주로 문자(文字), 꽃, 과실, 귀갑문(龜甲文) 등 다양한 나전 무늬로 장식되어 있다. 정면에 설치된 6개의 문짝 안쪽은 밝고 화려한 색채의 괴석화훼도(怪石花卉圖)로 장식한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19세기말 대한제국 황실과 서양 선교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이자, 유사한 크기와 제작 양식을 갖춘 삼층장이 국내외를 통틀어 극히 희소하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역사적·문화유산적 가치를 지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