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1937~2026)가 지난 11일 향년 88세로 별세한 가운데, 글로벌 경매 시장이 그의 작품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외 경매사들은 호크니 작품을 잇달아 출품하며 향후 시장 가격의 향방을 가늠하려는 모습이다.
17일 경매업계에 따르면 서울옥션은 오는 23일 열리는 제193회 미술품 경매에 호크니의 'The Atelier, March 17th 2009'를 출품한다. 추정가는 3000만~8000만 원이다. 에디션인 만큼, 원화 비해 가격이 비교적 낮다. 신규 컬렉터들도 관심을 가질 만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서울옥션은 이번 출품작이 호크니 작고 이후 국내 경매에 처음 등장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작품은 아이패드 드로잉 시리즈 이전 시기 작업으로, 잉크젯 컴퓨터 드로잉과 포토 콜라주를 결합한 형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을 소재 삼아, 수십 년에 걸친 초상화 연작을 한 화면 안에 압축했다.
서울옥션 관계자는 "작가 작고 이후 국내 경매에 처음 출품되는 작품인 만큼, (시장 반응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원화 작품은 워낙 고가이기에 국내 경매에 자주 나오지 않지만, 에디션 작품은 종종 출품되는 등 꾸준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경매시장에서도 호크니의 작품이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필립스옥션은 오는 26일 런던에서 열리는 근현대미술 경매의 대표 작품으로 'The Only One with Waves(1991)'를 내세웠다. 추정가는 180만~250만 파운드(약 36억8000만~51억1000만 원)다. 구상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는 작가의 전환점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말리부에 자택을 마련한 직후 그린 것이다. 호크니 특유의 만화경적 색채로 바다의 운동성을 담아내며, 그가 즐겨다룬 주제인 물을 표현하고 있다.
미술시장에서는 호크니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오랜 기간 견고한 수요층을 유지해 온 데다가 주요 작품이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2010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술시장이 침체됐던 시기에도 호크니 작품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며 대표적인 블루칩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시장에서 거래되는 작품 상당수가 에디션인 반면, 회화 작품은 희소성이 상당히 높다. 그의 작고로, 향후 희소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2018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1972년작 '예술가의 초상'은 치열한 경합 끝에 9030만 달러(약 1372억원)에 낙찰되며 당시 생존 작가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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