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강국 몽골' 품은 K-기업, 광산·관광업 함께 일군다

  • 국내 기업들, 현지 업체·자본과 손잡고 핵심광물 공급망 주도권 확보에 속도

  • 반도체용 규석 매장된 바양노르 광산 자원 개발 기업 볼로르지오 독점 탐사

  • 주민과 갈등, 지역경제 활성화로 극복 광산 개발로 공항·호텔 등 인프라 조성

  • 모험·생태관광의 핵심 국가로 급부상

몽골 현지 법인과 서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자원개발 기업 볼로르지오Bolor Geo가 독점 탐사권을 확보한 바양노르 광상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상헌 기자
몽골 현지 법인과 서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자원개발 기업 '볼로르지오(Bolor Geo)'가 독점 탐사권을 확보한 바양노르 광상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몽골이 새로운 전략광물의 대체 공급처로 부상하면서 현지 광산 탐사 및 개발을 둘러싼 전 세계 자원개발 기업들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나아가 광물 수송을 위해 구축된 도로와 기초 인프라가 관광지의 진입장벽을 낮춘 덕분에 '광산업'과 '관광업'이 함께 성장하는 몽골의 국가적 선순환 구조가 굳혀지고 있다.

몽골의 광산업은 1920년대 이전부터 여러 외국 기업이 금을 채굴하고 몽골 정부와 이익을 나누는 계약을 맺었을 정도로 100년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193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는 구소련과 합동 조사를 통해 국토 전반에 걸쳐 지질 탐사가 이뤄졌으며 현재 몽골은 국제 표준을 도입해 광업 분야를 고도화하고 있다. 몽골 국토 중 탐사가 진행된 지역은 약 5%, 실제 채굴 지역은 0.05%에 그쳐 개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광업은 몽골 국민들이 국가 경제의 최대 성장 동력으로 꼽는 핵심 산업이다.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한 한국 자원개발 기업들도 자원 수입을 넘어 몽골 현지 기업·자본과 손잡고 광산 탐사와 인프라 구축에 직접 뛰어들며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광산 지표면에 노출된 노두 형태로 존재하는 반도체용 원료가 되는 백색 규석 사진강상헌 기자
광산 지표면에 노출된 '노두' 형태로 존재하는 반도체용 원료가 되는 백색 규석. [사진=강상헌 기자]
 
◆'노두' 확인된 바양노르 광상…볼로르지오, 정밀 탐사 속도

대표적인 한국 기업으로는 몽골 현지 법인과 서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자원개발 기업 '볼로르지오(Bolor Geo)'가 꼽힌다. 볼로르지오는 몽골 정부에 공식 등록된 외국인투자 유한책임회사로 몽골 볼간아이막 바양노르솜 인근 약 2000만평(약 6481㏊) 규모의 규석·금 매장 광구에 대한 독점 탐사권을 확보했다. 최근 몽골 탐사 허가의 필수 요소인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공인 광물 시험·인증 기관인 호주 ALS 및 스위스 SGS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자원개발에 착수했다. 아울러 채산성 평가를 하는 JORC 기준 보고서 발행도 준비 중이다.

바양노르 광상은 경제성과 채산성 측면에서 뚜렷한 이점을 지녔다. 몽골은 수도 울란바토르 외에는 인프라가 미흡하지만 볼로르지오의 광구는 울란바토르 서쪽 약 190㎞ 거리에 위치해 시내에서 차량으로 1시간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다. 광산 초입에는 120가구가 거주하는 마을이 있어 전기와 수도 등 기초 인프라도 갖춰져 있다. 특히 반도체용 원료가 되는 백색 규석 광맥이 육안으로 확인될 정도로 지표면에 노출된 '노두' 형태로 존재해 채굴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배터리용 리튬페그마타이트 사진강상헌 기자
해당 시료 등을 통해 전기차·배터리용 리튬(페그마타이트) 추출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항공우주 핵심 소재 텅스텐 사진강상헌 기자
해당 시료 등을 통해 항공우주 핵심 소재 텅스텐 추출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화장품 및 전기 제품 차단제 원료로 쓰이는 백운모 사진강상헌 기자
해당 시료 등을 통해 화장품 및 전기 제품 차단제 원료로 쓰이는 백운모 추출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해당 시료 등을 통해 금 함유량과 추출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해당 시료 등을 통해 금 함유량과 추출 가능성을 분석할 수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이 일대 광상에는 반도체 원료인 고순도 규소 원료인 규석을 비롯해 전기차·배터리용 리튬(페그마타이트), 항공우주 핵심 소재 텅스텐, 희토류 등 첨단 산업용 고부가가치 전략광물이 다수 매장된 것으로 보고됐다. 화장품 및 전기 제품 차단제 원료로 쓰이는 백운모와 금 역시 풍부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병호 볼로르지오 총괄 부사장은 "시료 분석 이전에 러시아와 몽골 정부의 보고서뿐만 아니라 중국 기관과 SGS 보고서를 수개월 분석한 뒤 광상 개발에 나섰다"며 "현재 1200개 광석을 ALS에 보내 일부 결과에 대한 회신을 받았는데 리튬과 텅스텐, 규석을 넘어 희토류 매장에 대한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관과 협업을 통해 전략광물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몽골 현지 법인과 서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자원개발 기업 볼로르지오Bolor Geo가 독점 탐사권을 확보한 바양노르 광상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강상헌 기자
몽골 현지 법인과 서울 사무소를 운영 중인 자원개발 기업 '볼로르지오(Bolor Geo)'가 독점 탐사권을 확보한 바양노르 광상에서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상헌 기자]
 
◆지역 주민 갈등 장벽, 맞춤형 상생 프로그램으로 풀었다

몽골 광산 개발에서 외국인 투자 회사가 겪는 가장 큰 진입장벽은 '환경 보호' 등을 이유로 한 지역 주민과 갈등이다. 실제로 바양노르솜 내 5개 탐사권 광 가운데 주민 반대를 극복하고 실제 개발에 들어간 곳은 볼로르지오가 최초다.

볼로르지오는 이를 맞춤형 상생 프로그램(ESG)으로 극복했다. 광상 개발에 앞서 해당 지역에 유치원 설립을 위한 설계도면과 기금을 기부했고 지역 주민을 현장 인력으로 고용했다. 아울러 우물 소유권을 가진 지역민과 수자원 사용 계약을 맺고 식자재도 현지 시세에 맞춰 구매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 자치단체 역시 세수 증대와 인프라 확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몽골은 광산 개발 시 지불하는 세금 중 30%가 해당 솜의 예산으로 귀속된다. 몽골 정부 관계자는 "바양노르솜 1년 예산이 크지 않고 정부 예산만으로 운영을 하기엔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볼로르지오의 광상 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광상 개발 이전부터 지역 주민을 위한 기부 등 덕분에 지역 주민과 볼로르지오의 유대 관계도 깊어졌다. 외국 투자회사와 몽골 주민 간 협업이라는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업 자본이 뚫어놓은 도로와 교통·통신망은 접근이 어려웠던 오지 자연경관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길을 열었다 사진강상헌 기자
광업 자본이 뚫어놓은 도로와 교통·통신망은 접근이 어려웠던 오지 자연경관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길'을 열었다. [사진=강상헌 기자]
 
◆광산이 닦은 길, 오지 관광의 문 열다

이 같은 광산 개발의 흐름은 몽골 관광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과거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오유톨고이 등 외국 투자 광산들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지역 내 공항, 호텔, 식당 등 인프라가 크게 확장된 선례가 있다. 이처럼 광업 자본이 뚫어놓은 도로와 교통·통신망은 접근이 어려웠던 오지 자연경관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길'을 열어주며 오지 관광의 문턱을 낮추는 인프라 낙수효과를 낳고 있다.

실제로 몽골 관광 산업은 이러한 인프라 개선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몽골 정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외국인 관광객 29만2063명이 찾았다. 7월 1일 기준 누적 입국자는 41만8732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8% 증가했다. 몽골이 모험 및 생태 관광(에코 투어리즘)의 핵심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관광 산업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몽골 문화스포츠관광청년부는 산하 기관들과 함께 산업 전반의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도로망 개선과 공항 수용 능력 향상에 더해 숙박, 환대 기준, 관광 서비스 질을 높여 방문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재방문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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