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치·나고야 AG] 폭우·폭염에 대지진까지…日 '24시간 기상 감시'

  • 19일 아이치·나고야서 개막…45개국·지역 1만5000명 참가

  • 개막 전 기록적 호우에 400명 대피…9개 경기장 별도 기상관측

지난 8일 폭우로 홍수가 발생한 일본 나고야의 도로사진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일 폭우로 홍수가 발생한 일본 나고야에서 한 차량이 침수된 도로를 지나가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오는 19일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일본이 폭우와 폭염, 태풍은 물론 대지진과 쓰나미까지 대비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개막을 열흘여 앞두고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이미 입국한 해외 선수와 스태프 약 400명이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24시간 기상감시 체제를 가동하고 경기장별로 관측장비와 전문가를 배치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19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아이치현을 중심으로 열린다. 일본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45개국·지역에서 1만5000명이 넘는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육상과 수영, 축구, 야구, e스포츠 등 43개 종목에서 경쟁한다.

이번 대회는 경기장과 숙박시설이 한곳에 집중되지 않은 것도 특징이다. 대회는 아이치와 도쿄, 시즈오카 등 5개 지구에 분산돼 열리고, 아이치현 안에서도 나고야시와 치타시 등 5개 구역에서 열린다. 선수 숙소 역시 기존 대규모 선수촌 대신 컨테이너형 시설과 크루즈선, 호텔 등에 분산돼 있다. 한 지역에서 폭우나 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장소별로 신속하게 대처해야 하는 구조다.

이 같은 위험은 개막 전부터 현실이 됐다. 지난 8일 나고야시에는 비구름이 띠 모양으로 늘어서 같은 지역에 집중호우를 퍼붓는 선상강수대가 발생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고, 일부 선수들이 묵는 컨테이너형 이동식 숙소가 있는 나고야항 가든부두 주변에는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조직위는 현지에 머물던 해외 선수와 스태프 등 약 400명을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켰다. 부상자는 없었다.


당시 대피 과정에서는 조직위가 앞서 설치한 기상정보센터가 가동됐다. 지난달 조직위 안에 꾸려진 이 센터는 일본 기상청 직원과 민간 기상회사 파견 인력으로 구성돼 24시간 체제로 각 경기장의 날씨 정보를 수집한다. 서핑이 열리는 아이치현 다하라시와 트라이애슬론 경기장인 가마고리시 등 9개 경기장에는 높이 약 3m의 기상 관측장비를 설치했다. 풍향과 풍속, 10분 단위 강수량과 기온 등을 실시간으로 축적하고, 폭염 우려가 큰 곳에서는 기온과 습도를 토대로 온열질환 위험을 나타내는 더위지수(WBGT)도 산출한다.

서핑과 트라이애슬론, 요트, 골프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7개 경기장에는 경기 전날부터 기상 전문가도 배치할 예정이다. 현장 책임자가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경기 연기나 시작 시간 변경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일본이 기상 대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최근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태풍과 폭염으로 경기 취소나 선수 기권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2019년 일본에서 열린 럭비월드컵에서는 태풍으로 3경기가 취소됐다. 지난해 9월 도쿄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에서는 더위를 피하기 위해 마라톤과 경보 경기 시작 시간을 오전 7시 30분으로 앞당겼지만 중도 기권이 속출했다.

올해도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8월 태풍 발생 수는 17개로 평년 11개를 크게 웃돌아 관측 사상 세 번째로 많았다. 대회 기간에도 일본 열도에 태풍이 접근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현재 일기예보에 따르면 제25호 태풍 두쥐안이 다음 주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대회가 열리는 도카이 지방의 9~10월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돼 30도 이상인 날은 물론 35도를 넘는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

지진과 쓰나미도 주요 변수다. 나고야시의 난카이 해구 대지진 피해 예상에 따르면 해저 지진 발생 시 선수단 숙박시설이 있는 가든부두에는 최대 3.6m 높이의 쓰나미가 도달할 수 있다. 조직위는 지진이 발생하면 선수단을 인근 높은 건물로 먼저 대피시킨 뒤 버스를 이용해 내륙 시설로 옮기는 계획을 마련했다. 대피 장소는 주민용과 별도로 지정했다. 지진을 경험한 적이 없는 해외 선수단 관계자들을 위해 실제 흔들림을 체험할 수 있는 차량 훈련도 실시했다.

한국도 41개 종목에 1000명이 넘는 선수단을 파견한다. 한국 정부는 분산 개최에 대비해 지난 7월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관계기관 합동 준비단을 꾸리고 구역별 지원과 돌발상황 대응 체계를 마련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날씨 속에서 대회를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개막을 앞둔 주요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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