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는 12월31일부터 한식간장과 양조간장 등 간장류에 확대된 GMO 표시 기준이 적용된다. 여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물엿·과당·포도당 등 당류와 대두유·옥수수유·카놀라유 등 식용유지류의 시행 시점도 기존 2027년 12월31일에서 올해 말로 1년 앞당기는 내용의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새 기준은 최종 제품에서 GMO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는지보다 제조·가공 과정에서 GMO 원료를 사용했는지를 따진다. 정제 과정에서 DNA나 단백질이 사라지는 식용유와 간장, 물엿 등도 GMO 원료를 사용했다면 이를 표시해야 하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불과 수개월 안에 Non-GMO 원료로 전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대두와 옥수수 등 곡물 원료는 통상 수개월에서 1년 전 구매 계약을 맺고, Non-GMO 원료는 파종 전부터 산지와 계약해 물량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Non-GMO 물량도 제한적인 데다 기존보다 높은 가격을 부담해야 한다.
포장재 변경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표시 대상 제품은 GMO 관련 문구를 새로 반영해야 해 디자인 수정과 인쇄 작업, 신규 포장재 발주가 필요하다. 기존 포장재 재고를 언제까지 소진할지, 새 포장재를 어느 시점부터 투입할지도 생산 일정과 맞춰야 한다. 취급 품목이 수백개에 이르는 대형 식품업체나 전담 인력이 부족한 중소업체 모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된 셈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지금부터 Non-GMO 원료로 전환하려면 원료 확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해 연말 시행에 맞추기는 쉽지 않다"며 "우선 정해진 기준에 맞춰 표시하고 소비자 반응과 원료 수급 상황을 지켜본 뒤 전환 여부를 판단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변수는 소비자 반응이다. GMO 표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경우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Non-GMO 전환 요구가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단순히 표시 문구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원료 조달부터 공급업체 계약, 구분 보관·생산 관리까지 다시 손봐야 한다. Non-GMO 원료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안정적인 물량 확보도 쉽지 않아 원가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부담을 고려해 한국식품산업협회도 올해 주요 규제 대응 과제 중 하나로 'GMO 완전표시제 부담 최소화'를 제시한 상태다. 박진선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Non-GMO 원료를 구하기 쉽지 않아 가격 인상보다 원료 확보 자체가 문제"며 "무엇보다 해외 제품은 GMO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국내 식품기업만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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