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임명한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취임 후 첫 결정은 금리 동결이었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고 이란 전쟁 등으로 전 세계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인 점 등을 감안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3.75%인 현 수준으로 동결했다. 이번 동결은 올해 1월, 3월, 4월에 이은 네 번째 동결이다. 앞서 연준은 작년 9월, 10월, 12월에 기준금리를 0.25%P씩 내린 바 있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알려지자 주가는 하락했다.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후 2시 5분 현재 S&P 500 지수가 0.6% 하락했으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0.7%, 다우존스는 0.3% 하락했다고 CNBC는 전했다. 방송은 또 연준 위원 18명 중 9명이 올해 중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워시 의장이 현 기준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USA투데이는 15일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하를 요구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웃도는데다 워시 의장은 연준의 정치적 독립성을 두고 검증에 직면해 있다"면서 워시 의장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대개 연준은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질 때 금리를 내린다. 대출 비용을 줄여주고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물가가 오를 때는 지출을 억제하고 물가를 낮추기 위해 금리를 올린다. 또 현 금리 수준이나 물가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거나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야 할 때는 동결하게 된다.
빌 애덤스 코메리카은행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USA투데이에 "연준이 금리를 내리려면 인공지능으로 인한 고용 하락이나 중동 정세 등 고용 시장에 줄 부정적 충격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현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외신들은 워시 의장이 2006~2011년 연준 이사로 재임할 당시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 억제에 집중한 매파로 꼽혔지만,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직후에는 대출 비용이 필요하며, AI 기반 생산성 향상으로 인해 디플레이션 압력이 생길 수 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명 후 금리 인하를 시사해 온 워시 의장이 최근 들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점을 지적했다. 또 연준 내부에서는 최근 금리 인하보다는 인상으로 논의가 기울어 왔다고 했다.
그 이면에는 인플레이션이 있다. WSJ는 인공지능은 당초 생산성을 높이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반도체 가격 폭등, 전력 및 데이터 센터 건설 등으로 경기 호황을 부르고 있다. 게다가 기술주의 가격 폭등은 이같은 인플레를 부추기고 있으며, 주식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이 소비를 늘리고 있다. 이 외에도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전 세계에서 휘발유와 원자재 가격을 상승시켰다. 신문은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합의가 (물가 상승) 압박을 완화시키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이라며 "전쟁 이후의 경제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소식은 금리 인하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그리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워시 신임 의장에게 "나를 보지 말고, 누구도 보지 말고 당신이 해야 할 일을 훌륭히 하라"면서 독립적인 의장이 될 것을 주문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