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베트남으로 이동한 한국인 인터폴 수배자들, 현지서 줄줄이 검거

  • 한국인 사기 조직 8명, 5~6일 베트남서 한국으로 송환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 2명이 국내로 송환되는 모습 사진공안부 홈페이지 갈무리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 2명이 국내로 송환되는 모습 [사진=공안부 홈페이지 갈무리]

베트남에서 한국인 인터폴 적색수배자들이 잇따라 붙잡혀 한국으로 넘겨지고 있다.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던 온라인 사기 조직이 단속을 피해 베트남으로 이동한 정황이 드러났고, 불법 도박과 보이스피싱, 투자 사기 혐의를 받는 한국인 수배자들도 현지 공안에 적발됐다.

6일(현지 시각) 베트남 박닌성 공안에 따르면 5일과 6일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 한국인 8명이 한국 측에 인계됐다. 이번 인계에는 박닌성 공안 산하 형사수사기관 사무소, 출입국관리부서, 기동경찰부서와 베트남 공안부 대외협력국이 참여했다.

해당 8명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사람은 1984년생 한국 국적의 ㅅ씨다. 수배 기록에는 ㅅ씨와 공범들이 2024년 9월부터 2026년 3월까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온라인 사기 조직을 위해 활동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범행 대상은 한국 내 기업, 식당, 소매점 등이었다. 이들은 값싼 물품을 사고파는 것처럼 구매자와 판매자로 가장해 피해자들의 신뢰를 쌓은 뒤 보증금을 보내게 하고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국제수배장에 적힌 피해자는 28명이며 피해액은 10억 원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수사당국이 확인한 피해 규모는 수배장에 적힌 내용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당국은 해당 조직이 한국인 피해자 619명을 상대로 177억 원이 넘는 금액을 편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지방법원은 이들 8명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 발부를 요청했다.

베트남 내 은신 정황은 지난 3월 박닌성 공안의 거주지 관리 과정에서 포착됐다. 박닌성 공안은 출입국관리국과 함께 박닌성 합린구의 5층짜리 주택을 빌려 지내던 한국인 8명의 수상한 생활 방식과 위법 활동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장 점검에서는 체류 신고 위반과 온라인 범죄 도구로 의심되는 장비가 함께 발견됐다. 행정 검사를 진행한 공안은 8명 전원이 임시거주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주택 안에서는 컴퓨터 9대, 태블릿 6대, USB 3개, 휴대전화 13대가 나왔다.
 

캄보디아 단속에 베트남으로 수배자 이동


캄보디아의 단속 강화가 수배자들의 이동 배경으로 조사됐다. 베트남 공안은 최근 캄보디아 당국이 사기 조직을 강하게 단속하자 이들이 '보스'에게 베트남으로 옮겨 활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파악했다.

신원 확인은 한국 측과의 공조를 거쳐 이뤄졌다. 박닌성 공안은 이들의 위법 정황을 확인한 뒤, 베트남 공안부 관련 부서에 지원을 요청했고 주베트남 한국대사관과 한국 경찰청에도 확인을 요청했다. 이후 8명 전원이 서울지방법원 체포영장 대상자이며 국제형사경찰기구 적색수배 대상자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닌성에서는 앞서도 다른 한국인 적색수배자 2명도 한국으로 넘겨진 바 있다. 박닌성 공안은 지난 4월 7일 밤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ㅊ씨와 ㅇ씨를 한국 당국에 인계했다. 두 사람은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로 확인됐다.

ㅊ씨는 불법 온라인 경마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았다. 수배 기록에 따르면 그는 ‘대상경마’라는 이름의 불법 경마 베팅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한국의 서울, 부산, 제주 경마장과 일본 경마에 대한 베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2024년 2월 8일부터 2024년 11월 4일까지 이용자 277명이 ㅊ씨 계좌로 59억 원이 넘는 돈을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수원지방법원은 2025년 5월 14일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인터폴은 같은 해 9월 11일 적색수배를 내렸다.

ㅇ씨는 전화금융 사기 조직에 가담한 혐의를 받았다. 수배 기록에는 우체국 직원, 검찰청 직원, 검사, 사이버범죄 수사관, 금융감독원 민원센터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였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5년 3월 23일부터 2025년 4월 1일까지 ㅇ씨와 공범들이 여러 피해자에게서 6억89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적시됐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25년 8월 19일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인터폴은 같은 해 9월 15일 적색수배를 내렸다.

한편, 두 사람의 신병 확보는 박닌성 보끄엉 지역에서 이뤄졌다. 박닌성 보끄엉 공안은 올해 3월 초 거주지와 행정 점검 과정에서 ㅊ씨와 ㅇ씨가 여권은 제시했지만 비자가 없고 불법 입국이 의심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박닌성 공안은 관련 부서와 함께 소재를 추적했고 지난 4월 6일 보끄엉 지역에 숨어 있던 두 사람을 붙잡았다. 두 사람은 베트남 불법 입국과 여러 지역 이동, 체류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정상들과 만나 동남아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스캠 범죄에 대한 초국가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이 합동 근무하는 '코리아 전담반'이 캄보디아 내 범죄단지에서 범죄 행각 중이던 한국인을 검거하고, 감금되어 있던 한국인을 구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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