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식호 베트남, '흰 셔츠' 벗자 살아났다...인니전 3-0 완승에 아세안 현대컵 조 1위로

  • 조별 리그서 7점 확보...싱가포르 제치고 A조 선두

  • 쑤언 만, 경기 뒤 김상식 검은 셔츠에 입맞춤하며 승리 자축

3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전 승리 후 웃고 있는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 축구 연맹 VFF
3일(현지 시각) 아세안 현대컵 2026 A조 인도네시아전 승리 후 웃고 있는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베트남 축구 연맹 VFF]
김상식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두며 2026 아세안 현대컵 2026 A조 판도를 흔들었다. 싱가포르전 무승부 뒤 커졌던 압박은 사라졌고 김 감독은 '흰 셔츠'를 둘러싼 농담까지 꺼내며 한결 가벼워진 표정을 보였다.

4일(현지 시각) 베트남 청년신문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베트남은 전날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3일 오후 10시30분) 인도네시아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세안 현대컵 2026 A조 조별 리그 4차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승점 7점으로 조 선두에 올랐다. 베트남은 싱가포르와 승점과 상대 전적에서 같았지만 골득실에서 +10을 기록해 +3에 그친 싱가포르를 앞섰다.
검은 셔츠로 돌아온 김상식, 원정 승리로 압박 털어

베트남은 경기 초반부터 승부의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6분 강한 압박으로 인도네시아 수비진의 실수를 유도했고 하이롱과 호앙득을 거친 공이 반비에게 연결되면서 선제골이 나왔다. 반비는 왼발 낮은 슈팅으로 골키퍼 아르가위나타를 뚫고 베트남에 리드를 안겼다.

기세를 탄 베트남은 전반 15분 추가골까지 만들었다. 레팜타인롱의 침투 패스를 받은 하이롱이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든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에도 베트남 수비는 인도네시아의 공세를 버텼고 후반 71분에는 호앙득의 패스를 받은 쑤언손이 왼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넣었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원정 승리의 의미를 분명히 밝혔다. 그는 "매우 어려운 원정 경기였고 우리는 최선을 다해 뛰었다"며 "승점 3점을 얻으면서 베트남 대표팀의 상황은 훨씬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의 노력에 감사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과 TV로 응원한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다음 경기를 계속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승리는 선수 기용에서도 김 감독의 선택이 맞아떨어진 경기였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과 준비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설명하면서도 하이롱처럼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또 티엔안에 대해서는 "티엔안은 많이 움직였고 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큰 선수다. 오늘 우리의 많은 기회가 그에게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흰 셔츠' 농담에 쑤언 만에 입맞춤까지... 베트남 분위기 반전
인도네시아 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는 베트남 축구팀 사진베트남 축구 연맹 VFF
아세안 현대컵 2026 A조 인도네시아 전 승리 후 포즈를 취하는 베트남 축구팀 [사진=베트남 축구 연맹 VFF]
김 감독의 검은 셔츠도 경기 뒤 화제가 됐다. 그는 싱가포르전 무승부 당시 입었던 흰 셔츠에 대해 "나는 그 흰 셔츠를 이미 버렸고 아내에게도 그렇게 말했다"고 농담했다. 앞선 경기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벤치를 지켰던 장면과 달리 인도네시아전 뒤에는 부담을 내려놓은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 종료 직후에는 수비수 팜 쑤언 만이 김 감독의 검은 셔츠에 고개를 숙여 입을 맞추는 장면도 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행동에 김 감독은 웃음을 보였고 베트남 선수단은 원정 완승의 분위기를 함께 나눴다. 쑤언 만은 이날 적극적인 경기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에서 이른 시간 교체됐던 응우옌 딘 박에게도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싱가포르를 이기지 못해 아쉬웠는데 아마 내가 딘박을 조금 일찍 뺐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모든 것은 과정이며 오늘 경기에서 딘박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줬고 많은 어려움을 이겨냈다"며 "딘박에게 오늘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인도네시아 현지 팬들은 이번 패배를 두고 충격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팔로워 24만2000명을 보유한 인도네시아 최대 축구 커뮤니티 Sepakbola Indonesia Fansbook III(세팍볼라 인도네시아 페이스북 계정)에는 경기 뒤 "베트남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3골을 내줬고 90분 동안 상대 수비를 거의 뚫지 못했고 팀 전체가 흔들렸다.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모든 것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적었다.

다만 일부 인도네시아 팬들은 이번 패배를 일시적 결과로 받아들이며 결승에서 다시 베트남과 만나 이번 패배를 만회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팬은 "인도네시아는 오늘 끔찍하게 경기했고 감독도 의미 있는 변화를 거의 주지 못했다"며 "아직 인도네시아는 아직 기회가 있고 결승에서 베트남을 다시 만나 복수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팬은 "베트남은 정말 수준 있는 팀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들은 경기장에서 마치 사자 같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베트남은 오는 7일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캄보디아를 상대하고, 인도네시아는 싱가포르와 맞붙는다. 캄보디아와 동티모르는 이미 탈락을 확정 지은 가운데 베트남은 인도네시아전 완승으로 4강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 디펜딩 챔피언인 김상식호는 결승 진출과 대회 2연패를 목표로 남은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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