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방산과 조선을 앞세워 대미(對美)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현지에 탄약 생산 거점을 구축한 데 이어 한화오션이 미국 조선업 재건을 겨냥해 필리조선소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단순 수출을 넘어 미국 내 생산·고용 기반을 직접 확보하는 방식으로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2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는 미국 아칸소주 육군 기지인 파인블러프 아스널에서 현지 사무소 개소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번 사무소 개소는 탄약 생산 거점 조성 계획을 실행에 옮기는 첫 단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부지에 155㎜ 포탄 구성품 및 추진장약 생산시설을 건설한다. 신규 시설에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탄약 생산 전 과정을 수직계열화한 통합 제조 체계가 구축될 예정이다. 신규 생산시설은 미국 내 탄약 생산 능력을 늘리고 노후한 탄약 산업 기반을 현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를 위해 향후 7년에 걸쳐 22억 달러를 투자해 탄약 생산 거점을 조성하고, 약 4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미국 사업 확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 육군과 기동전술화포(MTC) 사업의 K9 차륜형 자주포(K9MH) 시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앨라배마주 오펠리카에는 시제품 조립·통합 및 시험을 위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앨라배마의 자주포 거점과 아칸소주의 탄약 거점을 두 축으로 미국 지상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는 것과 동시에 한미동맹 공고화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도 미국 조선업 재건을 고리로 현지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미 조선산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가 있다. 마스가는 한미 관세협상 과정에서 마련된 1500억 달러 규모의 조선산업 협력 투자 프로젝트다. 미국 내 선박 건조와 조선소 투자, 기술 이전, 인력 양성 등을 통해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한화는 마스가의 핵심 축으로 미국 필리조선소를 낙점하고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2024년 약 1억 달러를 들여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데 이어 향후 5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해 미국 내 선박 건조 역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신규 도크 2개와 안벽 3개를 추가하고 블록 생산시설 구축도 검토해 연간 1~2척 수준인 생산능력을 최대 20척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향후 5년간 현지 인력도 1만명 수준까지 확대한다.
한화오션의 자동화·스마트야드 기술도 현지에 적용한다. LNG운반선 등 상선은 물론 함정용 모듈과 블록 생산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미 해군 함정 건조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오션이 국내에서 수행해 온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과 현지 생산 기반을 연계해 미국 함정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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