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로 오세요"…KAI 안방서 구인 나선 한화, 방산업계 '인재 쟁탈전' 격화

  • 사천공항·시내버스서 경력직 공고

  • 무인기·우주 사업 확대에 '귀한 몸' 대접

사진독자제공
경남 사천시를 달리는 시내 버스에 한화시스템 경력직 채용 광고가 올라가 있다.[사진=독자제공]
국내 방산업계가 미래 신사업인 항공우주 분야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최대 방산 기업인 한화의 경우 경쟁사이자 경영권 인수를 검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안방 격인 경남 사천에서도 구인 작업에 나설 정도로 열의를 보이는 중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남 사천 KAI 본사 인근과 사천공항에서 한화시스템의 대규모 경력직 모집 광고가 잇따라 등장했다. 서울을 오가는 주요 관문인 사천공항은 물론 KAI 직원들이 이용하는 시내 버스에도 채용 광고를 내걸며 인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한화시스템은 전날까지 위성체계개발과 위성 본체·탑재체 개발 등 10개 직무에서 경력직을 모집했다. KAI에서 한화 방산 계열사로 인재가 빠져나가는 사례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23년 이후 KAI에서 한화 계열사로의 이직자만 60여명에 달한다. 미확인 인원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도 제기된다. 항공우주 분야 경력직 채용이 수시로 이뤄지면서 인력 이동 역시 빈번해지는 양상이다.
 
사천 공항 인근에 한화시스템 채용.[사진=KAI 노조]
경남 사천 공항 인근 주차장에 한화시스템 경력직 채용을 알리는 차량이 서 있다 .[사진=KAI 노조]
지난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무인기 사업 경력사원 모집을 진행했다. 비행제어·유도항법 등 일부 직무에는 항공기 또는 무인기 비행제어 시스템 개발 경력 5년 이상을 지원 요건으로 내걸었다. 이달에만 KAI 직원 3명이 한화로 소속을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구 KAI 노조위원장은 "인재가 부족하다고 해도 사천 본사까지 내려와 영입전을 벌이는 건 선을 넘은 행동"이라며 "항공우주에 대한 사명감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KAI 직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고 말했다.

한화는 인력뿐 아니라 KAI 지분을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가 보유한 KAI 지분은 총 15.89%로, 한국수출입은행에 이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사천 시내에 내걸린 경력직 모집 광고사진KAI 노조
사천 시내에 내걸린 한화시스템 경력직 모집 광고.[사진=KAI 노조]
방산업계가 항공우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는 것은 성장 잠재력이 큰 데 반해 즉시 전력감 인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항공기와 무인기, 위성 등은 체계종합부터 설계·생산·시험평가까지 장기간의 경험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지상무기 중심 기업까지 항공우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하면서 인재 수급난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특히 한화와 현대차그룹이 영남권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면서 항공우주 인재 확보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7월 이재명 대통령이 경남 진주에서 주재한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한화는 우주항공·인공지능(AI) 등에 2040년까지 5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같은 자리에서 AI 기반 자율주행 모빌리티와 미래 핵심부품, 제조 AI, 미래 항공·우주 등에 올해부터 10년간 4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규모 투자가 실제 사업 확대로 이어질 경우 관련 연구개발과 생산 인력 수요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 입구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사진오주석 기자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 본사에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사진=오주석 기자]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래 항공 모빌리티 개발을 담당할 석·박사급 경력직 채용에 돌입했다. 전차 명가인 현대로템도 최근 항공우주 분야 별도 채용에 나서는 등 업계 내 인력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준곤 건국대 방위사업학과 겸임교수는 "항공우주산업의 성장에 대비한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함께 치열해지고 있다"며 "사천에는 우주항공청과 KAI를 중심으로 항공우주 엔지니어가 집적돼 있어 기업들의 주요 인재 확보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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