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2000명을 현장에 투입하겠다며 강경 진압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곪도록 방치된 무법 상태에 대응하기 위해 주방위군 2000명을 투입하는 내용의 대통령 각서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만약 개빈 뉴스컴(뉴섬 주지사를 비하하는 표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캐런 배스 LA 시장이 자기 일을 할 수 없다면, 그땐 연방정부가 개입해 문제, 즉 폭동과 약탈자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당시인 2020년에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에 반발하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각 주에 주방위군을 워싱턴DC로 파병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다만 대통령이 주지사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어서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뉴섬 주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 계획이 "선동하려는 고의가 있다"며 "이는 긴장만 고조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이민 당국은 6일부터 LA 일대에서 무장 요원들을 동원해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 작업에 나선 가운데 주말 동안 불법 이민자를 포함해 약 120명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A 각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LA는 이민자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적 이민자 도시인 동시에 민주당의 주요 지지 기반이기도 하다.
이 와중에 LA의 한인 교민 사회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 매체 LA타임스에 따르면 이민 당국 요원들은 주말 동안 의류 도매상가 ‘자바시장’과 이민자들의 구인 시장인 홈디포 앞을 급습한 가운데 자바시장 내 한인 운영 업체도 단속 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 내 아시안계 권익 단체인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의 카니 정 조 남가주 대표는 이민 당국 관리들이 한인타운에 있는 한 학교를 찾아갔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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