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층 더 어려워진 HMM 민영화...적격자로 현대차·한화·포스코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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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4-02-0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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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HMM 민영화 시도가 실패하면서 재계에서는 새로운 HMM의 주인을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한화그룹, 포스코 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채권단의 두 번째 HMM 민영화 난이도는 하림으로의 매각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협상에서 채권단이 사모펀드(PEF)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경영견제 의지까지 보인 만큼 채권단의 전향적인 태도 없이는 국내 자본이 HMM 인수에 나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 역시 하림이 제시한 가격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컨테이너선의 수익성이 호황기였던 2022년과 비교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글로벌 해운동맹 재편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 한층 더 어려워진 HMM 민영화...PEF 들어오기 쉽지 않아
 
7일 재계에 따르면 산은과 해진공은 당분간 HMM 공동관리체제를 유지하면서 민영화 방안을 원점 검토할 방침이다. 
 
당장은 재매각을 논의하기에는 시기가 이르다고 보고, 민영화 계획을 새로 짠다는 것이 산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에서 채권단의 1조6800억원 규모 영구채 전환이 주요쟁점이 된 만큼, 영구채 전환을 마치는 내년에나 재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구채 규모만큼 매각 지분이 늘어나서 몸값이 올라가고, 인수자와 영구채 관련 리스크를 해소하는 등 쟁점 부분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구채 전환 이후 8조원에 육박하는 HMM의 몸값을 지불할 기업이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채권단은 이번 하림과의 매각 전 협상에서 컨소시엄인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에 대해 강한 거부 입장을 낸 바 있다. PEF를 통한 자금조달은 용인하지만, 투자금 회수는 HMM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재매각 과정에서는 PEF의 참여가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스스로 인수자금 전체를 조달할 수 있는 기업이거나, 공동 경영을 위한 컨소시엄 정도만이 채권단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IB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차·한화·포스코 등 적격기업으로 언급..."경영견제 고집하면 또 무산될 것"

이 같은 이유로 언급되는 기업들이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포스코 등이다. HMM을 단독 인수할 수 있는 규모의 기업이면서도, 사업 특성상 동반성장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글로비스 출신의 김경배 사장이 지난해 3월 HMM의 대표로 취임하면서 이미 자동차운반선 분야 등에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 역시 지난해부터 인수 후보 중 하나로 언급됐는데, HMM이 조선업계인 한화오션과의 동반성장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포스코는 국내 최대 벌크선 고객사면서 HMM과 중국 물류센터 몇 곳을 공유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HMM 인수 후보로 언급된다.
 
다만 채권단이 하림과의 협상 때와 같이 경영견제를 고집한다면, 대기업 인수자가 나타나도 다시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채권단은 하림과의 협상에서 ‘주주 간 계약 유효기한 5년 제한’ 등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채권단과 정부가 HMM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간섭하겠다는 의도를 보인 바 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수조원을 투입하고도 국책은행과 공기업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 기업을 사려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하림과의 협상에서 채권단은 지나친 욕심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재매각의 난이도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HMM의 몸값에 대해서도 재매각 시에는 하림 수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부터 침체된 해운시황으로 HMM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선사의 수익성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기준 2217.73포인트로, 2022년 호황기 5000대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마저도 홍해와 수에즈 운하 통제 현안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2000대를 회복한 수치다. 홍해 리스크가 있기 전인 지난해 4분기의 SCFI는 800~1000포인트 수준에 머물렀다.
 
HMM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75%가 감소했다. 이 같은 영업이익은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지속될 전망이다. 해운업계의 시황은 일반적으로 10년 불황과 2~3년 호황을 반복하는데, 지금이 10년 불황의 초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정상급 해운사인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손잡으며 글로벌 해운동맹 역시 재편되고, 동맹 간의 출혈경쟁까지 전망되고 있어 HMM의 몸값 하락은 예상치를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진HMM
[사진=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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