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빠른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후폭풍···올해 건설사 신용등급 강등, 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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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4-01-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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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본사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의 신청으로 건설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신용등급 강등의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처럼 다른 건설사들도 당초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워크아웃을 신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조정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등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건설사의 신용등급이 연이어 강등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말 한국기업평가는 G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지난 8월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된 이후 4개월여 만이다. 한기평 등 신평사가 지난해 상반기부터 태영건설, 한신공영, 호반산업 등 주요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있는 등 강등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태영건설 때문에 신평사들이 올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대규모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워크아웃이 발표되기 직전 복수의 신평사는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를 'A-' 등급으로 조정하고 있었다. A- 등급은 채무상환능력이 높은 투자적격 기업에 부여하는 판정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건설사에 대한 신용평가가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평사들 내부에서도 과거 워크아웃 사례보다 태영건설이 한 박자 빠르게 워크아웃을 진행한 탓에 등급에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태영건설이 본사 사옥을 담보로 차입을 진행하는 등 자구안을 진행하고 있어 당장 유동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낙관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태영그룹이 빠르게 워크아웃을 단행한 것을 두고 금융권의 손실 분담을 기정사실화해 부동산 PF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신평사와 금융권에서는 다른 건설사도 PF로 인한 재무 부담이 작지 않아 태영건설과 마찬가지로 워크아웃을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신평사에서는 이러한 우려를 선반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올해 건설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태영건설처럼 일부 건설사에서 신속하게 구조조정에 나서 회사채 등의 원리금 손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PF, 유동성, 미분양 등의 위험 요인을 더욱 확실하게 신용도에 반영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PF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주요 업체별 신용도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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