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들어온 원본 운전면허증, '지갑 없는 사회'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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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7-30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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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 지닌 모바일 신분증

  • 은행, 편의점, 차량대여 등 신분증 필요한 모든 영역 활용

  • 누구나 '검증앱'으로 QR코드 찍으면 진위 여부도 확인 가능

[사진=행정안전부]

정부가 발행한 운전면허증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받고, 온·오프라인 서비스에서 신원 증명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실물 운전면허증과 동일한 법적 효력을 지니기 때문에 카드 형태의 신분증 없이도, 신분증 확인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오프라인 결제가 활성화되는 가운데, 신분증 역시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 있게 되면서 '지갑 없는 사회'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지난 28일 전국 운전면허시험장 27곳과 경찰서 258곳을 통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발급한다고 밝혔다. 앞서 행안부는 올해 1월 말부터 약 6개월간 서울서부 및 대전 운전면허시험장에서 8만7000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시범 발급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점검했다.

◆은행, 편의점 등 모든 영역 활용…점주·점원이 검증앱으로 진위 확인 가능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도로교통법령에 따라서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하는 정식 운전면허증이다. 공공기관, 은행, 렌터카 업체, 공항, 병원, 편의점, 여객터미널, 통신사, 선거 등 현행 운전면허증이 사용되는 모든 곳에서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재 신한은행 앱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계좌를 신규로 개설하려면 먼저 본인의 신분증을 사진으로 촬영하고 앱을 통해 전송한다. 이후 은행 측에서 영상통화를 걸고, 사용자는 신분증과 얼굴을 함께 보여주며 신원을 확인받는다.

행안부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이러한 번거로움이 없다. 정부에서 만든 모바일 신분증 앱에 운전면허증을 사전에 등록해두면, 신한은행 앱과 자동으로 연동돼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한다.

현재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농협, 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모바일 운전면허증과 연동한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향후 14개 은행이 올해 말까지 자사 앱과 이를 연동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개인금융을 취급하는 모든 은행에서 비대면 개설이 가능하다.

실제 은행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거나 환전을 하는 등 신분증이 필요한 업무에서도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활용할 수 있다. 신분증 앱을 이용해 창구 키오스크나 모니터 등에 나타난 QR코드를 모바일 운전면허증 앱으로 촬영하면, 창구 직원이 내방한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공공분야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활용 가능하다. 특히 제주도청의 경우 민원실 키오스크에서 표출된 QR코드를 민원인이 자신의 모바일 운전면허증 앱으로 촬영해, 각종 정보가 자동 기입된 민원 신청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그간 신청서를 수기로 작성해 신분증과 함께 민원 창구에 제출하던 방식과 비교하면 민원인의 번거로움을 크게 줄인 셈이다.

편의점 등 개인 매장에서 이용할 수도 있다. GS25, CU, 이마트24, 세븐일레븐, 씨스페이스 등 주요 편의점에서는 매대에서 바코드 리더를 이용해 사용자 모바일 운전면허증 앱에 표시되는 QR코드를 읽으면 된다.

시스템 연동이 되지 않은 기타 매장에서는 검증용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저장할 수 있는 '모바일 신분증' 앱과 함께 '모바일 신분증 검증앱'을 함께 공개했다.

점주나 점원은 이 앱을 설치해 실행하고, 고객이 제시한 모바일 운전면허증의 QR코드를 촬영해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요청할 수 있는 정보는 성인인증, 실명인증, 면허확인 등이며 필요에 따라 운전면허증 발급일자, 장기기증등록 여부 등도 검증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마치 QR체크인 앱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이론상 국가기술자격시험이나 토익시험 등 응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 전원을 끄거나 시험관에게 제출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물 신분증을 가져가는 것이 좋다.

◆모바일 기기에 들어온 신분증 원본…향후 민간 앱 통한 발급도 추진

그간 민간 인증서 사업자도 경찰청 등과 함께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운전면허증을 인증용 앱에 등록해 사전에 검증하고, 신원 증명이 필요할 경우 해당 신분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반면 행안부가 새롭게 선보인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카드 형태로 된 운전면허증과 완전히 동일한 효력을 가진 '원본'에 해당한다. 서비스를 제휴해야 사용할 수 있는 운전면허 확인 서비스와 달리, 어디서든 신분증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신분증 사본 보관이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현재 시스템이 구축된 은행, 이통3사 직영점, 공공기관 일부 민원 등에서만 모바일 신분증을 사용할 수 있다.

모바일 운전면허증은 현재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 민원실을 방문하고, 대면 신원확인을 거친 후 발급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에는 '모바일 신분증(운전면허증)' 앱을 설치해야 하며, IC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 등록하는 방법과 운전면허시험장에서 QR코드로 발급받는 방법 등이 있다.

IC 운전면허증의 경우 민원인이 신청 후 직접 수령해야 하며 이후 스마트폰 근거리 무선통신 기능을 통해 정보를 등록해야 한다. 향후 사용자가 스마트폰 분실이나 교체 시에는 보유하고 있는 IC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다시 스마트폰에 등록할 수 있다.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직접 발급받을 경우 창구에 설치된 QR코드를 자신의 모바일 신분증 앱으로 촬영하면 된다. 다만, 스마트폰 분실 및 교체 시에는 다시 운전면허시험장을 방문해 재발급받아야 한다. 두 가지 방식 모두 발급 비용이 발생하며 IC 운전면허증 발급은 1만3000원, QR 발급 방식은 1000원이다.

정부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신분증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 기술을 적용했으며, 이용 내역 등을 블록체인 기술로 기록해 정보 주권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오용을 막기 위해 본인 명의로 된 스마트폰 하나에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사용자가 분실신고를 할 경우 정보가 잠겨 화면에 내용이 표시되지 않는다.

정부는 향후 민간기업과 긴밀히 협력해,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편의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고, 내년에는 민간이 개발한 앱으로도 정부의 모바일 운전면허증을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국민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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