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라도 세금·보험료에 흡수… 日 일하는 1인 가구 부담률 역대 최고

  • OECD 산출 기준 지난해 33.1%… 2000년 이후 3.3%p 상승

  • 가족·고령자 중심 지원 한계… "일하는 1인 가구 부담 커져"

도쿄 시부야의 한 거리사진AFP연합뉴스
도쿄 시부야의 한 거리[사진=AFP·연합뉴스]



일본에서 일하는 1인 가구의 세금과 사회보험료 부담률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기업들의 임금 인상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회보험료와 세금 부담도 함께 늘면서 임금 인상 효과가 세금과 보험료로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다. 가족과 고령자, 비과세 세대를 중심으로 설계된 일본의 세제·사회보장 체계가 1인 가구에는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를 인용해 일본의 1인 가구 세금·사회보험료 부담률이 2025년 33.1%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최고치다. 2000년과 비교하면 3.3%포인트 상승했다. OECD는 개인 소득세(공제분 제외)와 근로자·사용자 사회보험료를 더한 뒤 정부의 현금급여를 뺀 순부담을 기업의 총인건비로 나눠 부담률을 산출한다.

일본의 부담률은 OECD 평균인 35.1%보다는 낮다. 그러나 추세는 주요국과 반대다. OECD 평균 부담률은 2000년 이후 1.07%포인트 낮아졌고,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도 같은 기간 하락했다. 반면 일본은 고령화에 따른 연금·의료 등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사회보험료 상승이 맞물리며 현역 근로자의 부담이 커졌다.

특히 일하는 1인 가구의 부담이 두드러진다. 일본은 그동안 고령자나 주민세 비과세 세대에 대한 지원을 비교적 두텁게 마련해왔다. 반면 현역세대, 그중에서도 부양가족이 없는 1인 가구는 세제와 사회보장상 혜택을 받기 어렵다. 미국과 영국, 네덜란드, 한국 등은 중저소득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해 세액공제와 현금급여를 결합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런 장치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총무성 가계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일하는 1인 가구의 사회보험료는 2025년 약 52만 엔으로, 2000년 약 37만 엔보다 40%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근로소득 증가율은 7.5%에 그쳤다. 소득세 등 직접세 부담도 13.8% 증가했다. 임금은 올랐지만 세금과 보험료 부담이 더 빠르게 늘면서 체감 소득 개선을 막고 있는 셈이다.

가족이 있는 세대와 비교해 부담 완화 장치가 적은 점도 1인 가구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일본의 후생연금과 건강보험료는 원칙적으로 임금이 늘수록 부담이 커진다.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배우자나 자녀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추가 보험료 부담 없이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소득세와 주민세에도 배우자나 부양가족을 전제로 한 공제 제도가 있다. 반면 1인 가구는 이런 혜택을 받기 어렵다.

물가 상승에 따른 임금 인상이 오히려 세금 부담을 키우는 '실질 증세' 문제도 부담률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임금이 올라 명목소득이 증가하면 더 높은 세율 구간에 들어가거나 사회보험료 산정 기준이 올라갈 수 있다. 물가를 반영한 임금 인상분이 생활 수준 개선으로 이어지기 전에 세금·보험료로 흡수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5년도 세제 개정에서 소득세가 부과되기 시작하는 기준을 기존 연 수입 103만 엔에서 160만 엔으로 높였다. 이른바 '연봉의 벽' 완화 조치로, 2025년 연말정산부터 적용됐다. 그러나 OECD 조사에서는 이 조치가 일부 반영됐음에도 전체 부담률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는 중저소득 근로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의 근로장려금과 비슷한 취지의 지원 제도도 논의되고 있다. 세금 감면만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운 저소득 근로자에게 현금을 지급해 실질 소득을 보전하는 방식이다. 초당파 사회보장국민회의는 중저소득 근로자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회의에서는 "독신이면서 생활보호 수급 기준을 조금 웃도는 세대는 일본의 부담률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높다. 현물급여를 받을 기회가 적어 부담이 먼저 발생하는 만큼 이를 고려한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현역세대의 임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사회보험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다이이치라이프자산운용경제연구소의 다니구치 도모아키 연구원은 "임금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는 보험료 산정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자산 등을 포함한 부담 능력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정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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