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구조조정으로 되살린 산은, ‘쌍용차’에는 씁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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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1-03-22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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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5일 온라인 기업 구조조정 제도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제공]



“회사 운영은 경영진에 맡기고, 지금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살아날 것으로 봅니다.”(2017년 현대상선 관계자)

“정부와 금융권에 지원을 요청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습니다.”(2020년 쌍용차 예병태 사장)


22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주채권단으로 경영정상화에 관여한 쌍용차와 HMM(옛 현대상선)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HMM은 산은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2016년 HMM은 해운업 불황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현대그룹을 떠났다. 동시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자회사로 생존을 모색했다.

이 때 HMM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채권단의 지원조건을 적극 수용했다. 산업은행 등이 내건 용선료 협상, 채무 재조정 등을 받아들였다. 특히 자존심을 접고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덴마크)과 2위 MSC(스위스)이 만든 해운동맹에 들어갔다.

거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런스’ 가입이 불발되자 차선책을 선택한 것이다. 당시 2M은 선박 신조 발주 금지 등 불리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HMM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 회생조건으로 내세운 해운동맹 가입 조건을 맞추기 위해 이를 수여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당시 현대상선의 2M 가입은 동등한 수준이 아닌 서자 형식의 가입이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HMM은 다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HMM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영업이익 9808억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하며 지난해 2분기 5년 만에 분기 흑자를 기록한 뒤였다. 같은해 4월부터 새로운 해운동맹 협력체제인 ‘디 얼라이런스’에 합류했다.

현대상선이 되살아나는 동안 산업은행은 쌍용차 경영정상화에도 나섰다. 하지만 쌍용차는 채권단의 지원 조건 수용에 소극적인 모양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수 차례 쌍용차 측에 경영정상화를 위해 잠재적 투자자와의 협상에 뼈를 깎는 각오로 임하라고 당부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인력감축 등 고비용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도 이 회장은 예병태 대표이사와 정일권 노조위원장과 만난 이 같이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는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선제적인 산업전략 없이 정부와 금융권의 자금지원만 바라보다가는 경영정상화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HMM은 당시 채권단의 지원 조건을 적극 수용했고, 굴욕적이라 할 수 있는 요구조건도 수용해 해운 동맹을 맺었다”면서 “쌍용차도 어려운 시기를 지나왔다. 그러나 자구책 없이 손만 내미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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