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으니, 트렌드⓶] 동대문은 늙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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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0-07-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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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젊으니, 트렌드’는 10대 후반에서 30대 후반의 MZ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기획기사입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는 ‘젊은 소비’를 주도하며 각 분야의 혁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MZ세대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지만, 합리적입니다. ‘젊으니, 트렌드’는 경제성과 효율성, 개별성과 독창성, 편의성과 심미성 등 온갖 요소들과 함께 '합리적인 변화'의 배경을 분석해 보려 합니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갈대 같은 그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MZ를 이해하는 자, 판을 엎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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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대문에서 개최된 한 패션쇼.(사진=연합)]


일반인에게 ‘동대문’은 낙후된 이미지가 강하다. 원단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와 다닥다닥 붙은 소매상들, 유커가 떠난 휑한 상권, 매각을 앞두고 있는 두타몰 등 올드한 이미지가 지배한다. 최근에는 ‘DDP 빼면 볼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한 발짝 더 들어가 보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그재그, 브랜디 등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는 패션 쇼핑앱은 동대문 스트리트 패션을 기반으로 한다. 동대문이 돌아가지 않으면 이들 앱도 서비스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한민국 패션은 동대문이 주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동대문 의류시장의 연간 거래규모는 약 15조 원으로 추정된다. 매일 쏟아지는 신상 의류는 1만 개가 넘는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규모가 가장 큰 패션 클러스터다. 특히, MZ세대가 주도하는 패션 트렌드 시대에 동대문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동대문의 가장 큰 장점은 소품종 다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수많은 디자이너가 생산해 내는 옷들은 개별성과 독창성이 뚜렷한 MZ세대에 제격이다. 여러 디자인 중 히트 상품이 하나 나오면 여러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낼 수 있는 유연함도 갖췄다. 이 과정에서 카피 및 개량도 이뤄진다. 원가 측면에서는 중국의 경쟁력이 높지만,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맞추고 소비자 반응에 대응하는 시스템은 동대문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전통적인 강점에 더해 최근에는 스타트업의 혁신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 신상마켓, 링크샵스, 두손컴퍼니 등 스타트업들은 기존 사입시장을 체계적인 물류 프로세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도매의류 사업자를 소매사업체와 연결하는 사입 중개플랫폼의 등장은 동대문 특화 풀필먼트(fulfillment)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런 B2B 플랫폼은 패션 쇼핑앱과 개별 쇼핑몰 성장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과거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장사가 잘 되는 시대였지만, 이제는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생존할 수 있다. 밀려오던 중국인 관광객이 끊이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동대문 상인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 젊은 도매상과 디자이너의 등장 또한 IT 기술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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