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까, 더 숨어들까"...베트남, 가품 판매자 신원 공개 승부수

  • 가품 판매자 숨을 곳 없어지나... 전자상거래 규제 강화 본격화

  • 7월부터 판매자·라이브커머스 진행자·제휴 마케터 인증 의무화

베트남 시장관리국이 가품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시장관리국
베트남 시장관리국이 가품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시장관리국]

가품과 위조상품 유통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베트남 정부가 판매자 신원 확인 의무화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었다. 판매자와 라이브커머스 진행자 등 실명 기반 관리 체계에 편입되면서 시장 투명성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업계에서는 가품 근절을 위해서는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뚜오이쩨 등 베트남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2025년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입점 판매자와 라이브커머스 진행자, 제휴 마케터의 신원을 의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판매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플랫폼들 인증 체계 강화… "익명 판매 차단"

주요 플랫폼들은 법 시행을 앞두고 관련 시스템 정비에 나섰다. 우선 라자다 베트남의 경우, 판매자 정보 검증 절차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판매자 정보, 상품 정보, 배송 정책, 결제 방식, 소비자 불만 처리 절차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또 기술 기반 모니터링 시스템과 전담 심사 인력을 활용해 위반 사례를 점검하고 있으며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 계정 제한, 영구 퇴출 등의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쇼피는 앞서 2024년부터 판매자 신원 인증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6월부터는 NFC 기능을 활용한 주민등록증 인증과 공안부 데이터 연계를 시작했다. 쇼피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와 납세자번호 등을 국가 데이터와 대조해 인증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틱톡샵 역시 인공지능(AI)과 전담 운영 인력을 결합한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상품 등록 제한, 판매 중단, 라이브 방송 권한 제한, 계약 해지, 제휴 마케팅 권한 박탈 등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판매자 신원 확인이 시장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가품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지동비엣의 후인 떤 팟 관계자는 "판매자 인증은 전자상거래 환경의 투명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조치"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판매자 정보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신뢰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가품 문제는 생산과 유통, 운송, 판매 등 여러 단계가 얽혀 있는 만큼 판매자 인증만으로 완전히 해결되기는 어렵다"며 "상품 원산지 관리와 지식재산권 보호, 위반 행위 처벌 등 다양한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4h스토어의 응우옌 티 아인 홍 관계자도 "판매자 인증은 익명성을 줄이고 책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가품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만능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판매자 인증을 시작으로 상품 원산지 검증, 플랫폼의 상시 모니터링, 강력한 처벌, 소비자 인식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국립대 하노이 인문사회과학대학 응우옌 딘 하우 교수는 "그동안 누구나 손쉽게 계정을 만들고 라이브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할 수 있었다"며 "판매자 신원 확인은 세금 징수뿐 아니라 분쟁 발생 시 책임 소재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품 유통에 대한 단속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난 9일 푸토성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빈푹구에 있는 GIOR 매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유명 브랜드 상표를 무단 사용한 위조상품 617점을 적발했다.

압수된 물품은 의류와 신발, 가방, 지갑, 안경 등으로 루이비통, 구찌, 돌체앤가바나, 크리스찬 디올, 버버리, 라코스테, 아디다스, 에르메스 등의 상표가 부착돼 있었다. 해당 상품들은 출처를 입증할 수 있는 서류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매장 운영자는 조사 과정에서 해당 상품이 정품이 아니며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뒤 매장에서 되팔았다고 진술했다.

수사당국은 압수품이 베트남에서 보호받는 상표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지난 5일 산업재산권 침해 혐의로 형사 사건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 "가품 근절 기대"… 추가 대책 요구도
 
가품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누리꾼들 사진뚜오이쩨 기사 댓글 갈무리
가품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누리꾼들 [사진=뚜오이쩨 기사 댓글 갈무리]

소비자들은 판매자 신원 확인 의무화가 시장을 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기대하면서도 보다 강력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소비자는 "가품뿐 아니라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에 대한 관리도 중요하다"며 "특히 식품과 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분야는 더욱 철저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사향고양이 커피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흔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진짜 제품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정품 생산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의문이 든다"며 판매자 책임 강화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났다. 

가품 유통이 여전히 광범위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소비자는 "시장과 길거리 곳곳에서 유명 스포츠 브랜드 제품으로 보이는 저가 상품이 판매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베트남 여행 중 루이비통 가방을 들고 있었는데 복권 판매원도 같은 브랜드 가방을 들고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부 소비자들은 "가품과 저품질 제품 걱정 없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바란다"며 "밀수품이나 수입 가격을 축소 신고해 세금을 회피하는 상품에 대한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시장의 투명성 강화 움직임은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가품 근절을 위해서는 인증 제도와 함께 원산지 관리, 플랫폼 감시, 소비자 보호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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