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없는 오프시즌 ‘뜨거운 겨울’ 보낸다···"질롱 코리아, 화려한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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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9-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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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겨울 야구를 달린다".

겨울에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 '뜨겁다'라는 단어를 겨울 야구에 붙일 수 있게 됐다. 한국프로야구가 끝난 비시즌인 겨울, 야구에 목마른 야구팬들에게 한여름 뜨거운 시즌을 개막한 호주에서 우리 선수들의 활약을 만난다. 한국 선수들로 구성된 호주프로야구팀 질롱 코리아가 본격적인 윈터리그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프리미어12는 끝났지만 질롱 코리아의 두번째 시즌은 시작됐다. 

질롱 코리아는 지난 2018년 10월에 창단된 호주 프로야구 리그 소속팀으로 7번째 참가 팀이다. 연고지는 빅토리아 주 질롱이며, 팀이름에 코리아가 들어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인들이 주축으로 된 팀이다. 호주에 첫발을 내디딘 지난해 시즌 7승33패라는 1할7푼5리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던 질롱 코리아는 이번엔 전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도전한다. 

[질롱 코리아가 지난 13일 호주 현지로 출국했다. (사진= 질롱 코리아 제공)]


지난 13일 호주 현지로 출국한 질롱 코리아는 21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위치한 질롱 베이스볼센터에서 호주프로야구리그 2019/20시즌 개막전을 갖는다. 상대는 시드니 블루삭스. KBO리그에서 뛴 바 있는 앤디 번즈, 알렉스 마에스트리 등이 소속된 팀이다.

◆ 철저한 현지화·현역 프로야구 선수들로 '업그레이드'
질롱 코리아는 1년 동안 모든 것을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먼저 ‘현지화’를 위해 초대 감독이었던 구대성을 호주를 대표하는 ‘야구영웅’ 그레엄 로이드로 교체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한 로이드 감독은 질롱시 출신이다. 그는 “질롱 코리아의 감독을 맡게 돼 영광이다”며 “언어는 다르지만 야구의 ‘틀’은 같기 때문에 질롱 코리아가 우승을 차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큰 변화는 선수 구성이다. 독립리그 출신이나 방출된 선수 대신  현역 프로야구 선수들이 질롱 코리아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지난해 질롱 코리아는 KBO를 거친 은퇴 선수와 독립리그 출신으로 꾸려 호주리그(ABL)에 참가했다. 호주리그의 수준이 낮다는 판단에 호기롭게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KBO리그 2군보다 떨어지는 수준의 선수들로는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 트리플A 선수까지 뛰는 호주리그의 힘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번엔 KBO리그 5개 팀에서 선수들을 받았다. 구단들은 호주리그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유망주들을 보낼 것을 결정했고, 선수들 역시 기량 발전을 위해 기꺼이 호주행을 택했다.

KBO리그에 소속된 롯데 자이언츠,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SK 와이번스가 총 24명의 선수를 파견했고, 메이저리그팀 피츠버그가 싱글A에서 타격왕을 차지한 최고 유망주 배지환(20)을 질롱 코리아에 보냈다. 특히 롯데 노경은, LG 홍창기, 한화 박주홍, 키움 양기현 등 KBO리그 1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다.

올시즌에 이어 다음 시즌에도 롯데에 몸담는 임경완 코치는 파견 형식으로 질롱 코리아에서 코치 역할을 수행한다. 투수코치뿐만 아니라 수석코치 역할도 한다. 임경완 코치는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많이 채웠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임경완 코치에게 호주는 낯선 곳이 아니다. 2015시즌을 끝으로 KBO리그에서는 뛰지 못했지만 호주리그 시드니 블루삭스와 계약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선수가 아닌, 코치 입장으로 호주 무대를 밟게 됐다. 임경완 코치는 호주리그에서 뛰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며 그레엄 로이드 감독과 함께 질롱 코리아의 현지화에 앞장설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와 2년 총액 11억원(계약금 3억, 연봉 2억, 옵션 4억)에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노경은은 호주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겠다고 밝혔다. 노경은은 "팀내에서 최고참으로 참여하게 됐다"며 "후배들을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최상의 컨디션으로 내년 시즌 롯데 마운드의 한자리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산하 싱글A 팀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 배지환(20)도 질롱 코리아에 합류했다. 질롱 관계자는 "배지환은 피츠버그가 키우고 싶어하는 유망주다. 피츠버그 구단 측에서 요청이 있어 이번 시즌에 함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배지환은 "경기 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에이전트와 구단에서 윈터리그에서 뛰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질롱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돼서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호주 리그에서 활약한 질롱 코리아(사진= 질롱 코리아 제공)]


◆ 호주에 녹아든다, '질롱 교민들과의 이벤트 풍성'
한화 이글스 좌완 투수 유망주 박주홍도 질롱 코리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주홍은 “호주에 아직 가본 적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 그래도 야구하는 건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 가서 열심히, 재밌게 야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LG 외야수 이재원도 "많은 투수들과 상대하면서 타이밍을 맞추고 싶다며 호주 투수들이 대체로 볼이 빠르고 잘 던진다고 들었다. 많은 경험 쌓고 돌아와서, 팀에 보탬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번 선수 구성이 또 다른 특이점은 대부분 저연차의 어린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젊은 선수들로 경기 전력을 대폭 강화했다. 또 어린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낸다면 큰 자신감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다. 혹시나 성적이 기대한 만큼 나오지 않더라도 꾸준히 뛰면서 경험을 쌓아 내년 시즌의 자양분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번에 질롱 코리아에서 뛴 선수들 중 몇 명이라도 내년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낸다면 호주리그에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좋은 선수들이 몰린다면 질롱 코리아도 스폰서 유치 등으로 인해 재정적으로 안정을 찾아 선수들에게 더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다. 호주리그가 선수들의 새로운 교육리그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되리라 기대할 수 있는 것.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질롱 코리아 야구팀만이 아니다. 경기 외적인 부분들도 바뀌었다. 출범 초반 경기 운영에만 집중했던 것과 달리 질롱 코리아는 ‘코리안 나이트’ 등 호주 교민들과 함께하는 행사, 연고지인 질롱시티와의 교류 등 다양한 현지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호주 리그에서 활약한 질롱 코리아.(사진= 질롱 코리아 제공)]


또 뉴미디어를 활용해 질롱 코리아 경기 생중계는 물론이고 선수들의 ‘호주 적응기’, ‘오늘의 질롱 소식’ 등의 콘텐츠로, 각 팀의 유망주들을 야구팬들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확’ 달라진 질롱 코리아는 ‘Awaken Yourself Within You’(네 안의 본능을 깨워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성공적인 윈터리그에 도전한다. 질롱 코리아가 주도하는 윈터리그가 정착되면, 많은 프로팀들이 호주에서 열리는 윈터리그에 함께할 것이다.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프로야구는 이미 세이부 라이온즈, 오릭스 버팔로스, 요코하마 DeNA 등 많은 팀들이 호주 윈터리그에 선수들을 파견하고 있다.

이렇게 달라진 질롱 코리아의 전 시즌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스포츠전문채널 MBC스포츠플러스를 포함해 LG유플러스 U+프로야구, 포털사이트 다음, 질롱 코리아 유튜브 공식채널(GKTV) 등에서 시청 가능하다. MBC 스포츠 플러스는 21일(한국시간) 홈구장 질롱베이스볼센터에서 시드니 블루삭스와의 개막 4연전을 시작으로 10주간 매주 4경기씩 치르는 질롱 코리아 전경기를 생중계 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주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팬들과 함께한 질롱 코리아(사진= 질롱 코리아 제공)]


질롱 코리아는 경기 생중계뿐만 아니라 선수단의 생활 모습도 팬들에게 공개한다. 질롱 코리아 유튜브 채널(GKTV)은 선수단의 ‘호주 적응기’, ‘오늘의 질롱 소식’ 등의 콘텐츠로, 각 팀의 유망주들을 야구팬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또 호주 교민들과의 이벤트, 질롱 로컬팬들과의 교류 등 생생한 현지 소식도 영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야구 없는 비시즌. 우리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안방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드높다. 질롱 코리아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야구팬들의 ‘겨울 야구 즐기기’가 동시에 만족될 수 있는 윈터리그가 정착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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