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르면 이달 중순 대만 단체여행도 금지..."대만독립 견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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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8-0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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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둥성 등 8개 성·도시 대만 단체여행 제한 가능성 '대두'

  • 유커 앞세워 압박하는 中...차이잉원 총통 연임 방해 의도

대만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민진당 정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대만 개인여행에 이어 단체 여행도 제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자유시보,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은 샤오보런(蕭博仁) 대만여행사협회 이사장를 인용해 광둥(廣東)성 등 중국 8개 성(省)과 도시에서 대만을 찾는 단체여행객 수를 제한한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나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광둥성을 포함한 저장(浙江), 푸젠(福建), 쓰촨(四川), 닝샤(寧夏), 장시(江西),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에서 대만행 단체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할 예정"이라며 "이들 지역에서 단체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여행사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16일, 늦으면 내달부터 해당 지역 중국인들은 대만 개인 여행은 물론, 단체 여행도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중국이 앞서 1일부터 47개 도시에 거주하는 대륙 주민들의 대만 개별 여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이후 나온 추가 제재 움직임이다.

사실 중국은 지난 2011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47개 도시에 호적을 둔 거주민을 대상으로 대만 개인여행을 허용해왔다. 그런데 중국 당국은 이달 1일부터 사실상 대만 개인비자 발급을 제재, 자유여행을 금지함으로써 47개 도시 거주민들은 단체 여행을 통해서만 대만을 여행할 수밖에 없게 된 상태다. 그런데 대만 단체여행마저도 금지될 수 있는 것이다. 

샤오 이사장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볼때 '상부의 뜻'이 반영된 조치일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정부의 공식 지침일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 당국이 대만 여행 금지라는 초강수 조치를 취한 건 내년 1월 치러질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하는 차이잉원 현 총통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가 숨어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당선된 이후 중국 당국은 지속적으로 ‘유커(여행객) 카드'를 대만 압박의 수단으로 삼아왔다"고 밝혔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도 지난주 중국과 대만 여행사의 단체 대화방에서 '중국 당국이 8개 성·도시의 단체 여행객 수를 우선 50% 줄인 후 오는 11~12월에 30%까지 줄일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중국 담당기구인 대만 대륙위원회와 교통부 관광국은 관련 소식을 이미 접했지만, 공식적인 확인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5일이 돼서야 구체적으로 파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지난 1일부터 47개 도시에 거주하는 대륙 주민들의 대만 개별 여행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국 문화여유부 홈페이지 캡처]

일각에서는 '대만행 단체여행 금지령'이 현실화된다면 대만이 큰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만 여행업계는 대만 개인여행 금지 조치가 총통 선거가 열리는 내년 1월까지 이어진다면 약 1조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단체여행 금지령까지 더해지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매체는 하루평균 중국인 개인 여행객과 단체 여행객 8000~1만2000명이 대만을 방문하는데,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 이후에도 규제가 유지된다면 최소 60~70%가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린자룽(林佳龍) 대만 교통부 부장(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중국이 이전에도 여러 번 대선 전에 대만 여행객 축소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며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중국 이외 국가에 대한 관광 마케팅을 강화하고 동남아 국가 관광객의 입국 관련 법규를 완화하는 동시에, 여행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내세워 소비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황정충(黃正聰) 징이대학 관광학과 부교수는 "중국 정부가 아직 구체적인 방침을 공개하지 않았다"면서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대만인들에게 반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사실을 중국 당국이 매우 잘 알기 때문에 일련의 조치를 취할 뿐, 대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더 높히지 않을 것이라고 햇다. 

실제로 앞서 지난 1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여행객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대만인들에게 반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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