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재개되지만…애써 기대감 낮추는 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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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7-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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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31일 상하이 협상, 탐색전 전망

  • WTO·홍콩·인권 놓고 기싸움 이어져

  • 화웨이·美농산물 맞거래 여부 관심

[사진=신화통신]


미·중 무역협상이 천신만고 끝에 재개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각자의 요구 사항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탐색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화웨이 제재 완화와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입 확대 등에서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양국은 경제·무역 분야 외에 정치·사회적 이슈를 놓고도 번번이 충돌하며 협상 기대감을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협상 재개 앞두고 막판 기싸움 치열 

미·중 무역협상이 오는 30~3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협상 전 막판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무역기구(WTO) 내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에 딴지를 걸고 나서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8일 종성(鐘聲) 칼럼을 통해 "정상적인 국제 무역 질서에 대한 도전과 무시"라고 즉각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WTO에서 개도국 자격으로 무역 관련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인민일보는 "미국이 고위급 협상을 앞두고 또다시 위협과 압박이라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무역전쟁에 합의한 뒤 한 달 만에 협상 테이블이 다시 차려졌지만 큰 틀의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무역협상 재개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WTO 카드로 대중 압박에 나선 것은 미·중 간에 흐르는 냉기류를 반영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전망과 관련해서도 "중국은 미국 대선까지 14~15개월 남은 기간 동안 기다리자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전이 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영 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들은 "상호 존중과 평등의 원칙"을 강조하며 이번 협상에서 중국이 핵심 이익을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의안 초안을 작성하던 도중에 중국이 신규 법률 제정 및 합의안 이행 점검 강제화 등에 난색을 표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지난 5월 말의 상황과 별반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미·중 갈등은 경제 영역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하는 중이다.

홍콩 시위 장기화와 중국의 군대 투입 가능성에 미국이 우려를 표명하자,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고 맞섰다.

인권 문제의 경우 각각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 탄압과 미국 내 인종 차별을 거론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양측 모두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기 위해 애쓰는 것으로 보일 정도"라며 "극적 합의나 반전을 바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화웨이·美농산물 주고받기 이뤄질까

그나마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미국이 화웨이 제재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확대하는 식의 주고받기다.

중국은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협상의 판을 깨기도 어렵다. 미국이 3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다시 실행할 경우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유화 제스처도 엿보인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부 중국 기업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재개했다"고 확인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 5곳이 최대 300만t의 미국산 대두를 관세 없이 수입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역시 화웨이 제재 완화에 성의를 보인다면 이번 협상을 통해 최소한의 성과는 도출될 수 있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35개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를 위해 50건의 제재 면제 신청을 했다고 전하며 "신속히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가 안보에 민감하지 않은 것만 허가할 것"이라며 "(수출 허용에) 우호적이지만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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