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완벽’…추신수 ‘건재’…최지만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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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교 기자
입력 2019-07-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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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안 메이저리거 전반기 결산

  • 류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한국인 첫 올스타 선발투수

  • 추 통산 1500안타 기록…아시아 출신 유일 200홈런 고지

  • 최 전반기 70경기 출장…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 유력

  • 오승환, 부상 속 부진 거듭…강정호, 타율 0.171 초라한 성적


지금까지 이보다 더 화려하고 완벽한 전반기는 없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별명 그대로 ‘괴물’로 재탄생했다. 류현진은 전반기 내내 빅리그를 뒤흔들며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8일(한국시간) 끝난 2019 메이저리그 전반기. 한국 선수들 가운데 단연 류현진의 활약이 눈부셨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로 꼽히며 생애 첫 올스타전 선발 투수의 영예까지 안았다. ‘맏형’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변함없는 활약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아시아 최초 200홈런 금자탑을 세웠다. 또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도 팀의 중심 타선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는 의미 있는 전반기를 보냈다. 다만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는 기대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적을 냈다.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눈부신 역투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 美 전역을 뒤흔든 류현진의 경이로운 반전

류현진은 올해 절치부심 부활을 꿈꿨다.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그의 실력은 검증이 됐지만, 몸 상태가 문제였다. ‘건강한’ 류현진으로 한 시즌을 온전히 버티는 것에 더 무게가 실릴 정도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모든 우려를 날리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우뚝 섰다.

류현진은 시즌 출발부터 놀라웠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어깨 부상으로 빠진 다저스의 개막전 ‘임시’ 선발로 나선 류현진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2001년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18년 만에 나온 한국인 메이저리그 개막전 승리투수였다. 이후 류현진은 다저스의 화려한 투수진을 밀어내고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류현진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괴물’로 변했다. 5월에는 3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이달의 투수’에 선정됐다. 류현진이 5월 6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5승 평균자책점 0.59로 경이로웠다. 이 상 역시 1998년 7월 박찬호 이후 21년 만에 나온 이달의 투수 수상이었다.

전반기 막판 승운이 따르지 않은 건 아쉬웠다. ‘아홉수’에 시달리던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7월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시즌 10승과 함께 메이저리그 통산 50승 고지에 오르며 화려하게 전반기를 마감했다.

류현진은 전반기에 10승 2패 평균자책점 1.73의 성적표를 받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건 류현진이 유일했다. 다승 부문에서는 내셔널리그 공동 선두에 올랐고, 이닝당 출루 허용(0.91)과 삼진/볼넷 비율(9.90)도 1위를 차지했다.

류현진이 세계 최고의 투수들이 총집합한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시속 146㎞의 직구로도 가장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빈틈없는 제구력이다. 상대에 따라 변화무쌍한 다양한 구종을 곁들인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송곳처럼 꽂히는 투구로 찬사를 받았다.

이제 류현진은 전반기를 훌훌 털어내고 단 64명만 초대장을 받은 ‘별들의 잔치’에 나선다. 10일 오전 8시30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필드에서 펼쳐지는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또 한 번의 눈부신 제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인 선수 가운데 역대 네 번째 올스타전 출격이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몸을 던져 '끝내기 득점'을 올리는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 멈추지 않은 ‘추추트레인’…불안한 ‘킹캉 쇼’

한국인 메이저리거 ‘맏형’ 추신수는 올해도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건재를 과시했다. 충격적인 개막전 선발 제외라는 오명을 씻어낸 시원한 한 방이었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3월 28일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전에서 추신수를 선발 제외했다. 팀의 주축 선수로 꼽힌 추신수가 개막전에 나서지 못한 건 그 자체로 충격이었다. 추신수는 2008년 이후 11년 만에 개막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자존심이 상할 만한 일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불과 일주일 만에 실력으로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의 사과를 받아냈다. 이후 우드워드 감독은 “내 판단이 틀렸다”며 추신수를 치켜세우기 시작했다.

추신수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맹활약하며 전반기 타율 0.288, 13홈런, 36타점. 56득점, 출루율 0.384, 장타율 0.495를 기록, 이름값을 해냈다. 추신수의 최대 강점인 출루율은 아메리칸리그 7위에 올랐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역사도 새로 썼다. 추신수는 6월 5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개인 통산 200호 홈런을 쏘아 올려 아시아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하게 200홈런 고지를 밟은 선수로 남았다. 이에 앞서 통산 1500안타와 1500경기 출장을 달성하며 꾸준함의 대명사로 꿋꿋하게 걸었다.

‘막내’ 최지만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으며 주전 자리를 꿰차고 최고의 시즌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시즌 최다 출전은 61경기에 불과했으나 올해 전반기에 이미 70경기에 출장했다. 최지만은 전반기에만 타율 0.266, 9홈런, 33타점을 기록하며 자신의 안타, 타점 시즌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홈런 부문에서도 1개만 더 추가하면 지난해 최다였던 10홈런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다.

하지만 오승환과 강정호의 입지는 불안하다. 전반기를 부상자명단에 오른 채 마감한 오승환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9.33, 3승 1패 3홀드로 부진했다. 18⅓이닝 동안 홈런 6개를 내주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또 우여곡절 끝에 빅리그에 복귀한 강정호도 타율 0.171의 초라한 성적을 안고 전반기를 마쳤다. 홈런 8개를 치며 존재감을 알리기는 했으나 1점대의 타율은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든 수치다. 그나마 피츠버그 구단에서 강정호에 대한 믿음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이 다행이다. 오승환과 강정호는 후반기 반등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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