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노조에 깜짝 생중계 토론 제안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은둔형 경영자’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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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19-06-0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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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노출 거의 없고, 공개 석상 모습 드러내지 않는 개발자형

  • 사내 활동은 활발...신입사원부터 사업부서 실무자와 직접 미팅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노조(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에 생중계 토론을 제안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해진 GIO는 언론 인터뷰를 잘 하지 않고 공개 석상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형 경영자’, ‘개발자형 경영자’로 불린다. 대기업 총수가 노조와 직접 교섭에 나선다는 점도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해진 GIO는 최근 사내 인트라넷에 “오는 12일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으니 그 이후로 (토론회) 날짜를 빠르게 잡아보자”며 “토론회도 건강하게 투명하게 네이버답게 생중계로 해보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노사갈등 해결을 위해 네이버의 실질적 의사결정자인 이 GIO가 직접 나서라는 노조의 요구에 응한 것이다. 네이버 노사는 아직 토론을 위한 날짜와 방식 등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 GIO는 2017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북미, 유럽, 동남아 등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해왔던 터라 업계 일각에선 그의 행보가 의외라는 평가다.

그러나 네이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GIO는 외부의 시선과 달리 사내 활동이 매우 활발한 편이다. GIO 직함을 달면서 이전보다 뜸해지긴 했으나 주요 사업 실무자와 미팅을 자주 갖고, 주요 임원이나 리더급이 아닌 신입사원 등의 젊은 직원들과도 격의 없이 소통한다는 것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GIO[사진=네이버]

그는 사내 직원뿐만 아니라 동종업계 종사자들을 ‘후배’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 GIO가 노조에 토론을 제안하면서 “나에게 어떤 연락도 없다가 갑자기 피켓으로 나보고 나오라고 하는 걸 봤을 때는 참 당혹스러웠다”며 “그런데 이렇게 ‘선배님’이라고 불러주니 기쁘게 용기 내서 대화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온 표현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이 GIO는 과거에도 사내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직원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며 “외부의 공개적인 자리에서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일 뿐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GIO의 개입으로 노사갈등 해소에 물꼬가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노사는 지난 5일부터 6일 새벽까지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정근로자 조항 등 33개 조항이 미합의로 남았다. 협정근로자는 파업 참여 인원 중 주요 시설의 근로자를 배제하는 개념이다. 네이버는 파업으로 인한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정근로자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 GIO는 1999년 삼성SDS 재직 시절 사내 벤처로 현재의 네이버로 성장한 ‘네이버컴’을 처음 설립했다. 그는 현재 공정거래법상 네이버의 ‘동일인(총수)’이다. 동일인은 해당 기업이나 집단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법인이나 자연인을 지칭한다. 당시 공정위는 '이 GIO가 보유한 네이버 주식은 4%대(2017년 기준)에 불과하나, 사내에 충분히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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