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사업 ‘직격탄’…‘대표 해임 권고’도 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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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8-11-15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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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대한 투자로 세계시장 경쟁력 확보 중 대외이미지 추락 현실화

  • 김태한 사장 퇴임 땐 사업 차질 불가피…추징금 80억원도 부담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를 위한 증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18.11.14 [연합뉴스]


삼성 바이오사업 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약 7년간 국내외 바이오업계에서 꾸준히 주목받으며 기반을 넓혀왔지만, 삼성그룹 내부 경영승계 논란과 연루된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그간 막대한 투자로 경쟁력을 갖추고 빠르게 해외 진출을 추진해온 상황에서 불법행위로 인한 규제와 신뢰도·대외적 이미지 추락은 분명 마이너스 요소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고의성을 인정하면서 매매거래 정지와 상장실질심사 대상 지정,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원 등을 최종 의결했다.

이 중에서도 주목되는 것은 대표이사 해임 권고다. 이는 경영에 적잖은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은 2011년 회사 설립부터 함께 성장과정을 거쳐온 인물로, 그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뤄온 사업성과 핵심에는 김태한 사장이 있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 최대인 18만ℓ 규모에 이르는 3공장을 준공해 기존 1·2공장과 합쳐 총 36만ℓ 규모에 이르는 생산시설을 갖췄다. 사업도 꾸준히 확대해 3분기 기준 총 25개사와 36개 제품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김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21년까지 연 매출 2조원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 사장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약 39억원)을 받는 대표로 꼽혔다는 점도, 삼성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상당했음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상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 추진 핵심이자 중추적 역할을 했던 만큼, 그 공석은 향후 사업전략과 성과 확보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

명령이 아닌 권고에 그치고 있지만, 사회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부정적 시선과 대외적 회사 입지, 사태 수습 책임, 주주 집단소송 등까지 고려한다면 김 사장으로선 자리를 보전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

과징금 80억원도 부담이 되긴 마찬가지다. 13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이 440억원에 이른다. 사업 확대에 맞춰 누적 매출액은 늘고 있지만, 부채비율은 3분기 말 기준 95%로 불안정하다.

상장 폐지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갖는 증시 영향력과 전례에 비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에 ‘고의적 분식회계’가 결정된 것과 마찬가지로 향후 한국거래소 실질심사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일각에선 이번 불법행위를 이유로 기업 신뢰도와 이미지가 훼손돼 의약품제조 계약수주 중심인 사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의약품 품질과 직접 관련된 신뢰성 이슈가 아니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대행(CMO)'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사태를 풀어나가는 것도 변수다. 회사는 증선위 결정에 대해 인정할 수 없다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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