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초격차' 흔드는 노사 갈등… 존 림 대표, 고심 깊어진다

  • 초기업노조 탈퇴 추진, 이달 말 찬반투표 예정

  • "삼성바이오 노조 결속력 강화? 이득은 '의문'"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초격차' 전략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을 이어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노조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노사 양측 간 '강 대 강' 대치가 지속하는 가운데 노조가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탈퇴를 추진하는 등 독자 노선을 모색하면서 갈등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오는 16~18일 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향을 구체화하고 이어 24∼28일께 조합원을 대상으로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탈퇴 여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만약 조합원 과반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한다면,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탈퇴가 현실화된다. 

박재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위원장은 "삼성그룹 내 각 계열사의 이해구조가 달랐기 때문에 공동의 안건을 관철하기엔 어려운 구조"라며 "교섭 전략을 짜면서 방향성을 잡다보니 초기업노조 탈퇴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고, 이달 넷째 주 전자투표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이를 통해 노조 내 결속력이 더욱 강화되며 독자적인 지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이번 초기업노조 탈퇴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노사 간 협상에 대해서는 "조속히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이번 결정이 향후 노사 간 협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삼성그룹 초기업노조가 주목할 만 한 공동의 활동을 해오지 않았던 데다, 초기업 노조 탈퇴가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 내 결속력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짚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임금 인상률 등을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지난 3월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사 간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쟁의행위 관련 가처분 사건은 아직 추가 심문기일이 잡히지 않았으며, 재판부는 양측에 7월 3일까지 서면 제출을 요구한 상태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장기화하는 노사 리스크는 존 림 대표에게도 큰 부담이다. 존 림 대표는 재임 기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위탁생산(CMO) 시장의 선두주자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3연임에 성공했다. 실제 회사는 생산능력 확대와 대형 수주를 기반으로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초격차' 전략을 현실화해왔다.

다만 내부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성장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은 고객 신뢰와 생산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파업이나 생산 차질 가능성은 글로벌 고객 대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투쟁 명분이 약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과 고용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회사의 총 이직률은 1.9%에 불과해 국내 주요 제조·바이오 기업 가운데서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존 림 대표는 '초격차 성장'과 '노사 안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향후 노사 관계 해법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중장기 성장 궤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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