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취재수첩] 대학강사의 강의 준비시간도 근로시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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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18-10-15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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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주 52시간 근무제로 ‘워라벨’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매우 높습니다. 오늘은 대학강사들의 근로시간과 관련된 유의미한 판결에 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학 강사들이 강의를 준비하는 시간을 과연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을까요? 최근 법원이 강의 준비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광주지법 민사 21단독(양동학 판사)은 퇴직한 대학 강사 A씨가 광주의 모 대학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청구 소송에서 청구액 2065만원 중 1885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A씨가 퇴직 전 3개월간 받은 평균임금과 통상임금 중 더 큰 금액을 퇴직금 산정 기준으로 삼아 1885만원을 책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이 대학교 교양학부에서 2001년부터 2014년까지 약 14년간 시간강사로 근무했다가 퇴직했는데요, 대학 측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주당 15시간 미만 근무하는 단시간 근로자는 퇴직금을 줄 수 없다고 맞섰습니다. A씨는 퇴직 전까지 주당 약 6시간의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대학교수나 시간강사가 강의시간의 2~3배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경험적으로 인정된다”면서 “A씨가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결했습니다.

우리 법원에서는 시간 강사의 근로시간을 측정할 때 직접적으로 강의를 하는 시간 외에 소요되는 제반 업무 시간에 대한 판단 기준을 마련해 놓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 판단의 근거 된 것도 강사가 강의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통상 강의 시간에 2배에 해당하는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기존 판례에 따른 것입니다. 그러나 판결을 계기로 대학이나 학원 등 시간강사의 근로시간을 단순히 강의시간 그 자체로만 한정할 수 없다는 기존의 판례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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