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펀드 투자 대박"…사우디 국부펀드, 2차 비전펀드에도 450억弗 출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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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0-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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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함마드 왕세자 "첫 투자로 엄청난 이익…2021년까지 사우디아람코 IPO"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1000억 달러(약 113조 원) 규모로 조성하는 2차 비전펀드에 1차 때와 같은 450억 달러를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블룸버그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IF의 회장을 맡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지난 3일 블룸버그와의 회견에서 "우리는 첫 투자로 엄청난 이익을 얻었다"며 "450억 달러를 처음 투자한 첫 해에 막대한 수익을 얻지 못했다면 PIF로서 450억 달러를 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지난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비전펀드가 출범 5개월 만에 20%가 넘는 수익을 냈다고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와 PIF의 주도로 지난해 5월 공식 출범한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세계 최대 기술투자펀드다. 출범 당시 목표액 1000억 달러 가운데 930억 달러를 채웠다. PIF가 이 중 450억 달러를 출자했고,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애플도 적잖은 자금을 댔다.

손 회장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스마트기기, 반도체 등을 비전펀드의 집중 투자처로 삼고 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사무실공유업체 위워크, 기업용 메신저 '슬랙'의 모회사인 슬랙테크놀로지, 미국 자동차회사 GM의 자율주행차 자회사인 GM크루즈 등에 이미 65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지난달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와의 회견에서 새 비전펀드에 대한 구상을 공개했다. 2~3년마다 1000억 달러 규모의 새 펀드를 조성해 연간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게 골자다.

PIF의 투자 공세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6년 발표한 '사우디 비전2030'의 일환이다. 사우디 실세인 그는 석유 의존 탈피를 위한 경제구조 개혁안인 비전 2030을 통해 PIF를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로 키우겠다고 했다. PIF는 이후 기술 부문에서 특히 과감한 투자에 나서 우버와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 테슬라의 경쟁사인 루시드 등에 출자했다. 미국 사모투자회사 블랙스톤이 운용하는 미국 기반시설 투자펀드에도 2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차 비전펀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PIF의 자산 증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PIF의 자산이 이미 3000억 달러를 넘어 4000억 달러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2020년엔 6000억 달러 수준에 이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영 석유화학회사인 사빅(SABIC)의 지분 매각과 국영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람코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PIF가 향후 3~4년 안에 1700억 달러의 목돈을 쥐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람코의 IPO 시간표도 다시 제시했다. 2020년 말이나 2021년 초에는 IPO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분 5%를 공개해 1000억 달러를 조달했으면 한다며 IPO 이후 사우디아람코의 시가총액이 2조 달러가 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0억 달러 규모의 IPO는 사상 최대가 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2014년 미국 뉴욕증시 데뷔 때 세운 종전 기록(250억 달러)의 4배나 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람코의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비전2030의 밑천으로 삼을 계획이다.

사우디아람코의 IPO 계획은 비전2030을 통해 처음 공식 발표됐다. 당초 올해 하반기가 유력한 상장시점으로 거론됐지만, 사우디 정부가 올 초 IPO 시기를 내년으로 미룬 데 이어 IPO 추진을 잠정 중단한 채 SABIC 인수 논의에 나서 논란을 빚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번 회견에서 사우디아람코의 IPO는 국가이익에 100%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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