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금융산업 '메기'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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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8-09-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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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찻잔속 태풍' 될 가능성 높아

[사진=연합뉴스]


"우리보다 먼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 일본이지만 이들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하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일본 도쿄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 관계자의 말이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 지난 20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금융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높다. 정부와 전문가들은 중금리 시장 활성화를 통해 고속성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정작 시중은행들은 아직까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금융산업에 '메기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중은행을 위협하는 존재로 성장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은행업에 대한 경쟁도 평가와 인터넷 은행법 시행령 내용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 인가방침을 만들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내년 4월 새로운 인터넷은행에 예비인가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예비인가가 동시에 이뤄진 만큼 제3, 제4의 인터넷은행도 인가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인터넷은행을 제약하던 규제가 풀리면서 정부가 예상했던 메기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자금확충이 용이해지면서 공격적으로 실탄을 마련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중금리 시장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KT와 카카오가 각각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로 올라설 경우 연계영업을 통한 시너지 확대 또한 기대되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과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한 디지털금융 활성화는 기존 금융시장의 영업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출범했을 당시 비대면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은행들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위해 꽤 신경을 썼다"면서 "디지털부문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인터넷은행이 국내 금융산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자본력이 시중은행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 그리고 국내 은행들이 빠르게 디지털부문을 강화하면서 차이점을 좁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미 인터넷뱅킹에 관심이 있는 잠재 이용자는 대부분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산분리 자체가 추가적인 이용자를 끌어오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실제로 카카오뱅크 가입자 및 여수신 잔고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관계자 역시 "인터넷은행이 디지털화를 선도하는 등의 효과는 불러왔지만 아직 금융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만큼의 파괴력은 없다"면서 "시중은행들도 인터넷은행의 다양한 사업 진행과 규모의 확대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시기는 지금이 아닌 미래의 이야기이고,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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