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지 노회찬이여"…국회서 눈물의 영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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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손인해 기자
입력 2018-07-27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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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희상 영결사, 이정미·심상정·금속노조원장 조사

  • 서울추모공원 화장·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안치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고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회찬 대표님, 나의 동지…, 사랑하는 동지, 영원한 동지 노회찬이여…"

27일 오전 국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를 눈물로 떠나보냈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치러진 노 원내대표 영결식에는 유족과 문희상 국회의장, 각 당 대표 등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시민노동단체 관계자들, 시민들이 참석해 고인에 대한 애도를 표했다. 이들은 무더운 날씨에 손수건으로 땀을 훔치며 영결식 엄수 과정을 지켜봤으며, 비통한 표정으로 함께 슬퍼했다.

국회장 장의위원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둘러보면 의원회관 입구에서 본청 입구에서 노회찬 의원님의 모습이 보일 듯하다"면서 "실감이 나지 않다.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삶에 대한 치열한 고민 속에서도 웃음 가득한 동료 노 의원님 항상 시대를 선도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며 "거대 권력과의 싸움을 마다하지 않았다. 마지막 남긴 메시지에서도 '정치의 본질이 못 가진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서야 한다'는 정의로운 사람이었다"고 애도했다. 또 "평생 짊어진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영원한 평안을 누려달라"고 영결사를 마쳤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조사에서 "생의 마지막 순간 당신이 만들고 키워온 정의당을 위해 온몸을 던졌다. 대한민국 역사상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단 한사람이었다"며 "노회찬의 정신은 정의당의 정신이 될 것이며, 진보집권의 꿈은 정의당의 꿈이 될 것"이라며 노 원내대표를 기렸다. 이 대표가 끝내 눈물을 참지 못하자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흐느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단상에 서자마자 울먹였다. 그는 한마디 한마디를 힘겹게 뱉어내며 노 원내대표를 불렀다. 심 의원은 "지금 제가 왜 대표님께 조사를 올려야 한단 말이냐. 나는 싫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그저 뒤로 숨고만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심 의원은 "우리는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섰다. 간난신고의 길. 당신과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다. 그 유지를 가슴깊이 아로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회찬 없는 진보정당은 상상할 수 없다. 가능하지 않다. 우리는 앞으로도 노회찬과 함께할 것이다. 당신이 끝내 지키고자 했던 정의로운 복지국가, 저와 우리 당원들이 국민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금속노동자 김호규씨의 조사 낭독에 이어 고인의 생전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물에는 고인이 직접 작곡한 '소연가'를 부르는 육성이 담겼다. 고인의 육성이 들리자 유족들은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소연가'는 서정주 시인의 수필에서 노랫말을 딴 후 고인이 곡을 붙인 작품이다.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씨가 유족을 대표해 조사를 읽었으며,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후 유족과 정의당,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동료 의원들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진행됐다. 

유가족과 동료 의원들은 고인의 영정과 위패를 들고 노제를 지내기 위해 고인의 국회의원 사무실인 의원회관 510호실에 들렀다. 의원회관 510호실로 그의 영정과 위패가 도착하자 이정미 대표와 추혜선·윤소하 의원 등 동료 의원들과 당직자들은 오열했다.

"우리가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울부짖으며 생전 사용하던 책상과 책들, 의자를 어루만졌다. 책꽂이 위에 놓인 고인의 사진과 정중앙에 놓여 있는 국회의원 선서문을 한참 바라보며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고인은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된 뒤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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