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거래의 기술' EU에도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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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기자
입력 2018-07-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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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협을 양보를 얻어내"…"관세를 무역장벽 없애는 도구로 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우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미국과 EU가 극적으로 무역전쟁을 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이하 현지시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EU가 미국의 대두와 LNG 수입을 늘리고 양측이 자동차를 제외한 품목의 관세를 없애기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협의안을 발표했다. 자동차를 비롯한 철강·알루미늄 등에서 관세로 맞서던 양측은 협상 중에는 서로에 대한 공격을 멈출 예정이다.

◆ "벼랑 끝에서 돌아서"…"거래의 기술 통했다"  

미국 인터넷 매체인 복스(Vox)는 "미국과 EU과 전면적인 무역전쟁의 벼랑 끝에서 돌아섰다"면서 "양 정상은 이날 기대치 못했던 내용을 발표했으며, 이는 많은 이들이 비관적으로 바라보았던 무역 갈등을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복스는 또 일부 유럽 지도자들이 융커 위원장에게 강경한 대응을 요구했었던 만큼 이번 협상은 파국으로 향할 위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족한 모습이다. 그는 이번 협의로 EU와 미국 무역은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주장하면서 "오늘은 의미 깊은 날이다. 매우 의미깊다. (We had a big day. Very big)"고 강조했다. 

미국의 투자 전문 유력지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nvestor's business Daily· IBD)'는 25일 사설을 통해 "유럽관료들은 협상을 파기하고 돌아서는 대신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 무역전쟁을 막는 것을 택했다"면서 "다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기술을 얕잡아봐서는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IBD는 앞서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융커 위원장에게 미국 EU 사이에 관세와 무역장벽, 보조금 모두 없애자라고 제안한 것 역시 거래의 기술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번째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걸 기대하지도 않았다."면서 "그는 (상대가) 수용하기 힘든 제안을 먼저 내놓으면서 협상 상대를 공격한 다음 미국에 유리한 양보를 얻어낸다. 이같은 패턴이 이번 EU와의 협상에서도 나왔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에게 EU는 교역규모가 7180억 달러에 달하는 최대 무역파트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불공평한 무역'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압박을 이어갔고, 결국 성과를 얻어냈다. 

◆ "美, 나프타서도 양보 얻어낼 수 있어"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북미자유협정(NAFTA) 재협상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나프타 폐기까지 운운하면서 멕시코와 캐나다를 위협했다. 멕시코 차기 행정부의 헤수스 세아데 무역협상 수석대표는 지난 24일 NAFTA 재협상이 수개월 내 합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강경했던 멕시코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NAFTA 재협상과 불법 이민 등 양국을 둘러싼 문제 해결과 관계 회복의 내용이 담긴 서한을 보냈다고 로이터 통신은 22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수년간 우리를 불공정하게 대한 나라들 모두가 협상을 하기 위해 워싱턴으로 오고 있다"며 자신의 '관세 폭탄'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관세가 최고다!"라면서 "무역에서 미국을 부당하게 대우한 나라는 공정한 거래를 위한 협상을 하거나 아니면 관세를 물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IBD는 "많은 이들이 말것처럼 관세 부과는 우리에게 큰 피해를 미치는 정책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파트너들이 무역장벽을 낮추거나 없애는 협상의 도구로 관세를 사용한다면 어떤가? 그렇게 되면 세계 교역량은 늘게된다. 이게 바로 승리가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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