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유자전거, ‘급성장’이 낳은 부작용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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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18-07-2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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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비∙샤오밍단처∙블루고고 등 중소업체 줄줄이 파산

  • 중국 공유자전거업체 1위 오포도 해외시장 철수…아시아 사업 대폭 축소

  • 철저한 준비 없이 사업 뛰어든 ‘부작용’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사진=바이두]


중국 공유경제의 ‘중심’으로 불리며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승승장구하던 공유자전거 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무리한 운영으로 빚더미에 올라선 기업들이 속속 파산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 1위인 오포(ofo)도 해외사업을 중단·축소하고 있어 중국 공유자전거의 해외 진출 실패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대규모 사업을 시작하고 막무가내로 해외진출을 감행한 것이 ‘독’이 됐다고 설명한다.

◆적자∙자금부족 등으로 파산한 중∙소규모 업체들

최근 중국 증권일보(證券日報) 등 다수의 매체는 ‘공유자전거의 성장통’ 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위기에 빠진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들을 조명했다. 공유경제 성장으로 우후죽순 생겨나던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잇따라 파산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

보도에 따르면 16일 홍콩의 제1호 공유자전거 업체인 고비(Gobee)바이크는 계속되는 적자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업체는 유럽 진출 4개월 만에 회사소유 60% 이상의 공유자전거가 파손되거나 도난당하면서 유럽진출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동종업체인 샤오밍단처(小鳴單車)도 지난 5월 광둥성 광저우시 중급인민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어려운 자금사정이 이유였다. 지난해 11월 톈진 기반의 블루고고도 현금 부족으로 파산했다. 2016년 설립된 블루고고는 4억 위안의 투자를 끌어내는 등 활약을 펼쳤던 회사여서 업계의 충격은 더욱 컸다.

이처럼 중소 공유자전거 업체의 실패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지원을 받은 오포와 모바이크는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며 여전한 힘을 과시했다.

그런데 최근 오포의 해외시장 철수 소식이 줄이어 들리며 오포와 모바이크도 안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업체 오포…한국∙일본 등 아시아 사업 대거 축소

23일 중국 금융시보(金融時報)는 오포가 최근 인도시장 진출 6개월 만에 철수함과 동시에 호주 시드니와 애들레이드의 업무도 중단하고 곧 이어 독일 시장 철수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부 중국 현지 경제잡지의 보도를 인용해 “오포가 자금 부족의 원인으로 중국 외에 아시아 국가 비즈니스를 대폭 축소할 것”이라며 “일본∙한국∙싱가포르∙홍콩이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매체 쿼르츠도 오포가 북미에서 감원 등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오포는 올초 기준 20여개국의 250개 이상 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해외에서 서비스 신뢰도가 낮고 자전거의 잦은 훼손과 현지 교통법이나 규제 탓에 중국에서와 같은 인기를 얻지 못했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 명확한 전략 없이 해외 시장 뛰어들어…재도약 위한 숨고르기 필요

전문가들은 오포 등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들이 섣불리 해외시장에 뛰어든 게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해외의 다수 국가들의 사업 관련 규제 환경은 중국과 매우 다르다. 중국은 비즈니스를 허용한 후 규제를 검토하는 반면 ,유럽∙호주 등은 비즈니스에 대한 초기 규제가 매우 엄격하기 때문에 철저한 시장조사와 명확한 전략이 없다면 자리를 잡기가 힘들다.

린천(林宸)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 교수는 “오포를 비롯한 일부 공유자전거 업체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확장형 비즈니스 모델로, 해외 환경과 전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린 교수는 “베이징∙상하이에서 소모되는 공유자전거 숫자와 유럽 각 도시에서 필요로 하는 공유자전거의 숫자는 100배 가까이 차이 난다”며 “이런 점을 간과하면서 문제점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내 공유자전거 시장 성장세도 한계를 보인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이관(易觀∙애널리시스)의 쑨나이위에(孫乃悅) 연구원은 “중국 공유자전거는 현재 규모를 유지하며 안정을 유지하겠지만 성장률은 지난해에 비해 대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공유자전거 업체들의 숨 고르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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