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미포조선, 5년새 뒤바뀐 노사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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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신 기자
입력 2018-07-25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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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포조선 임단협 잠정합의… 현대重은 갈등만 심화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9일 오후 울산시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현대미포조선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며 2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이라는 대기록에 가까워졌지만 모회사인 현대중공업은 노사간 갈등이 날로 심화하며 대조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미포조선 노사는 전날 밤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 가장 빠른 잠정합의안 도출이다.

미포조선 노조는 여름휴가 시작 하루 전날인 오는 27일 전체 조합원 2260여명을 대상으로 잠정 합의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찬반투표가 가결될 경우 미포조선은 ‘2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제18차 교섭에서 미포조선 노사는 △기본급 동결(정기승급분 2만3000원 별도) △명절귀향비, 생일축하금 등 단협 항목의 기본급화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무분규 타결 격려금 100만원 △경영성과 달성 시 특별 격려금 50만원 △사내 근로복지기금 5억원 출연 등에 합의했다. 이밖에 제도 및 조직체계 변경에 따라 임금의 정의, 조합원 범위 등 일부 단체협약 조항의 개정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이에 반해 모회사인 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 타결이 요원하다. 당초 목표로 했던 휴가 전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지난 24일 진행된 21차 교섭은 양측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으며 협상이 중단되는 등 노사간 갈등은 점차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7만3373원 인상 △성과급 250%+α △자기계발비 추가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회사 어려움을 토로하며 △임금동결 및 경영정상화까지 임금 20% 반납 △해양사업부 유휴인력 무급휴직 △월차휴가 폐지 등 기존 제시안에서 물러서지 않는 상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노사간 시각차를 고려하면 휴가 전 타결은 고사하고 연내 타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2014년 강성노조 집행부가 집권한 이후 현대중공업은 매년 임단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4년 이후 매년 파업을 실시해 올해까지 5년 연속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이 임단협을 타결하면 미포조선이 곧 이어 유사한 수준으로 임단협을 타결해왔지만 강성노조 집권 후 이런 흐름은 사라졌다.

현대미포조선은 2014년 12월 8일, 2015년 9월25일, 2016년 9월12일 2017년 7월28일 임단협을 타결했는데 현대중공업은 2014년 해를 넘겼고 2015년에는 12월 28일에야 극적 타결을 이뤘다. 이후 2016‧2017년은 임단협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올해 2월 들어서야 2년치 임단협을 한꺼번에 타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 노사는 지속되는 조선산업의 불황 속에서도 어려운 경영환경을 한마음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사가 한걸음씩 양보해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현대중공업뿐 아니라 다른 회사들도 미포조선 노사의 협력관계에 주목해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해야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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