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스마트시티, 가상화폐로 결제하고 드론이 악취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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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18-07-1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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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구실에 머물던 기술, 시흥시 주민들 직접 사용

  • 각 가정 전기소비 패턴 분석해 전기세 절감

  • 봉사자에게는 가상화폐 '시루'로 보상

[제공=시흥시 ]



# "전기사용량이 많아 누진세가 나올 수 있어요. 세탁기를 잠시 후 돌려주세요." “현재 악취가 심하니 외출은 자제해주세요.” 시흥시 주민 A씨는 스마트폰 어플이 에너지 사용량뿐만 아니라 모르게 세어나가는 전기 사용량까지 즉각 알려줘, 전기세를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또 드론이 악취까지 실시간으로 추적해주기 때문에 악취가 심한 날은 외출을 잠시 미뤘다.

# 시흥시 데이터허브는 독거노인 B씨가 가스와 수도 사용량이 현저히 줄어든 점을 파악하고, B씨의 건강이 우려돼 사회복지 봉사자를 즉각 파견했다. B씨는 독감에 걸려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였고 바로 병원으로 갔다. 봉사자는 봉사활동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가상화폐 ‘시루’로, 슈퍼마켓에서 장을 봤다.

시흥 스마트시티가 그리는 청사진이다. 에너지부터 환경, 복지까지 주민이 직접 참여해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 프로슈밍 시티'가 목표다. 핵심은 ‘기술개발’을 연구진의 머릿속 혹은 연구실에 가두지 않는 것이다. 시흥시 주민들이 기술을 직접 사용하고 바로바로 연구진에게 피드백해, 실생활에 스며드는 기술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술개발-삶의 질 제고-비즈니스 창출 등 선순환이 지속 이뤄지는 셈이다.

19일 시흥시에 따르면, ‘데이터 기반 스마트시티’ 연구개발 사업의 실증도시로 선정된 시흥시는 2022년까지 4년간 총 592억원을 투입해 스마트시티 데이터허브모델을 중심으로 각종 스마트시티 서비스 연계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웹 모바일 대기질 정보 서비스 [사진=시흥시 제공]



◇ 연구실은? ‘시흥시’...연구진 머릿속 ‘상상’이 바로 실생활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스마트시티 실증도시가 나오게 된 배경은 단순하다. "연구실에 머물러 있던 기술을 직접 주민이 사용해 기술개발의 실효성을 높여보자"는 것이다.

시흥시 주민들이 몸소 겪은 문제를 제기하면, 연구진이 솔루션을 개발하고, 주민들이 이를 바로 사용하는 구조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불편하다. 더 쉬운 방법이 있지 않냐” 등 주민 의견을 개발과정에 반영한다. 또 시에서 발생한 각종 데이터를 모아 허브플랫폼에 연계해 다양한 정보를 처리·가공하고 가공된 정보는 에너지, 환경, 복지 등 새 산업이 육성되는 토양이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실제 사용과 괴리돼, 현실에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장에서 직접 실험을 하는 리빙랩에서는 주민들의 피드백을 받아 바로바로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기술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에너지와 환경이다. 전력자립도가 0.9%인 시흥시는 가정은 물론 공장 등에도 센서를 부착해 에너지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실시간으로 에너지 절약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에너지 분야는 향후 스마트 그리드로까지 확대해,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고 남은 신재생에너지를 에너지가 필요한 가정이나 기업과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에너지를 절감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가 알지만, 정확한 방법은 모른다"며 "ICT와 연계해서 당신은 어느 시간대에 어느 행위를 할 때 에너지를 낭비한다고 알려주면 에너지를 손쉽게 절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시흥시 제공 ]



◇ 시민이 직접 악취 맡았지만…이제는 ‘드론’이 악취 추적

시민들 본인 혹은 자동차, 택시, 버스 등에 장착된 센서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해, 시민들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또 연구진은 데이터허브에 연계된 데이터들을 활용해서 새로운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해 비즈니스를 창출한다. 현재 공기정화기가 설치된 유모차를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악취 해결에는 드론이 주요 역할을 한다. 시흥시 정왕동은 연평균 293건에 달하는 악취민원이 발생할 정도로 악취가 고질적인 문제다. 시흥시 관계자는 “시민들이 직접 산단을 다니면서 냄새를 맡고 악취 배출 업소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드론이 악취를 추적하고 배출업소를 모니터링해 주민들에게 관련 정보를 즉각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바뀔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들은 대규모 공장단지가 자리한 안산이나 인천 등 신도시들 대부분이 겪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왕동은 도시재생 뉴딜 대상지로 선정돼 3000억원의 사업비가 나오는 만큼 스마트 안전도시로도 도시재생을 추진할 계획이다.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한 재활용 자원 순환 방안 등도 고민하고 있다.

가상화폐는 인센티브로 활용된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활동하는 봉사자들에게 제공하는 바우처를 코인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시흥시의 지역 화폐인 시루를 연내에 전자화폐로 만들 계획으로, 이렇게 되면 노원구의 가상화폐인 ‘노원’에 이은 두 번째 지역 가상화폐가 된다.

◇ 자율주행차 도로 달리기 전, 가상현실서 실증 먼저

시흥시가 국토부에 추가 제안한 내용은 미래형 첨단자동차 클러스터와 연계한 융합형 스마트모빌리티 통합관제 플랫폼 구축이다. 미래형 첨단 자동차 클러스터는 V-City에 들어서며 서울대 시흥캠퍼스 등 대학을 포함해 현대자동차 등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다.

V-City(Vechcle City)는 시흥시가 정왕동 일원 221만6000㎡ 규모에 사업비 1조 원가량을 투입해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미래형 첨단도시다. 자율주행차 등 인류의 모든 이동수단과 관련한 실험도시를 조성한다. 아울러 미래형 자동차산업 육성 및 국산 기계류 부품의 품질 향상 등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동차 관련 기업도 유치할 방침이다. 시는 개발이 완료되면 1만7645명의 고용효과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모빌리티 통합과제 플랫폼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데이터를 통한 배터리 성능 향상 등 새로운 기술을 만들고, 이러한 기술을 가상현실에서 실증을 하는 형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와 함께 기획하는 도시개발에 포함된 스마트모빌리티 사업과 연계해 추진할 방침으로, 서울대 연구진과 교수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현재 사업계획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상황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스마트시티를 통해 나온 에너지, 복지 등 각 분야 기술들이 정왕동에만 그치지 않고 시흥시 전역, 인근 도시, 그리고 전국으로 바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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