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안녕 '무한도전', "믿기지 않지만 잠시만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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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4-01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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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무한도전 방송 캡처]


MBC '무한도전'이 13년 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토요일 저녁, '무한도전'을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지만, 이제 종영이다. 

국민예능 '무한도전'의 마지막은 화려하지 않았다. 그간 크게 주목받았던 대형 프로젝트와 같은 특집으로 마지막회를 장식한 것이 아닌, 소소하고 친근한 일상으로 시청자와 마지막회를 함께 했다. '무한도전'다운 마지막, 그리고 열린 결말로 시청자들과의 재회를 기약했다.

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무한도전' 1-2부는 전국 기준 9.3%-11.1%, 수도권 기준 9.8%-11.4%로 토요일 전체 예능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무한도전'은 지난 31일 방송을 끝으로 13년 만에 종영했다. 이날 방송은 '보고싶다 친구야' 특집 2탄으로 꾸며져 박명수와 정준하, 양세형, 하하가 각자 친구들이 준 미션 수행에 나섰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설악산 등반에 나섰고 양세형은 박나래 외갓집을 방문했다. 하하는 건강검진 미션을 위해 내시경 검사에 나섰다.

'무한도전' 마지막 편은 '보고 싶다 친구야!'의 마지막 이야기로 꾸며졌다. 박명수-정준하- 하하, 양세형이 각각 친구들에게 받은 미션을 수행했다. 먼저 양세형은 박나래의 할머니 댁에 방문해 '허당 꼬마 일꾼'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박나래의 절친인 양세형의 방문에 박나래의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는 마치 '사위'를 맞이하듯 극진한 대접을 했다. 양세형을 위한 밥상은 실제 사위 방문에나 잡는다는 오골계가 올랐고, 낙지를 비롯한 산해진미로 가득 채워졌다. 이를 본 유재석은 "저거는 사윗감한테나 하는 게 아니냐"라고 의미심장하게 말하기도.

양세형은 박나래 할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맛있게 먹고 "밥값 꼭 하겠다"라고 자신감을 뿜어내며 본격적으로 일손 돕기에 나섰다. 그러나 그가 처리 해야 할 일감은 만만치 않았다. 양세형은 자신보다 더 큰 나무 앞에서 낑낑대는가 하면 문고리, 환풍기 교체 앞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안겨줬다. 결국 철물점 진짜 전문가에게 S.O.S를 보냈고, 그는 단 번에 문제를 해결하는 구세주 같은 전문가의 모습에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하하가 절친 김종민의 미션인 건강검진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하하는 생애 첫 내시경 검사를 받고 마취가 깨지 않은 비몽사몽한 모습으로 웃음을 줬다. 하하는 마취 중에도 '무한도전' 멤버들의 이름을 하나씩 이야기했는데, 조세호 대신 양세찬의 이름을 말해 스튜디오를 폭소케 만들었다.

김종민은 뭔가 부족한 것 같다며 하하에게 중학교에 방문해 강의를 할 것을 추가로 제안했다. 하하는 차에서 학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고민에 빠졌고, 갑자기 진지해진 자신의 모습에 민망함을 토로했다. 쭈뼛쭈뼛하며 학생들 앞에 선 하하는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에 미소를 지었다. 이어 자신이 준비한 이야기를 풀어 놓던 하하는 분위기가 다운되자 '무한도전' 속 자신의 이야기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하하는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 한다"며 "꼭대기 위만이 행복한 삶이 아니에요"라며 학생들에게 자신의 소신을 전했고, 학생들로부터 뜨거운 박수와 호평을 받았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설악산에 오르며 '하와 수'의 훈훈한 케미를 보여줬다. 두 사람은 설악산 입구에 있던 기와에 '무한도전' 종영을 앞둔 소감을 함께 적고 셀카를 찍으며 추억을 쌓았다. 이들은 산을 오르는 내내 건강 관련 고충을 토로했고, 여전히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전했다. 설악산 정상인 울산바위 앞에 선 두 사람은 싸우고 울고 웃었던 지난 13년의 시간들을 되짚으며 회상에 잠겼다.

정준하는 박명수와 냉랭했던 과거를 떠올리며 "'하와 수'가 다투는 모습으로 마무리됐다면 굉장히 안 좋았을 것 같다. 마지막에 둘이 함께 산에 와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박명수는 "내가 방송을 세게 해도 뒤끝 없이 이해해주는 친구가 준하다"라며 "13년 동안 싸운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애틋한 마음들 드러내기도. 정준하가 준비한 오이와 도시락을 나눠 먹으며 그동안에 쌓여 있던 오해를 풀고 서로에게 진심이 담긴 응원을 전해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이어 '무한도전' 멤버들은 한 명씩 돌아가며 첫 시즌 종영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박명수는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라며 "끝날 때가 되니까 '왜 더 열심히 하지 못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정준하는 "시청자분들께 가장 감사하고, 지금까지 함께해 온 제작진, 멤버들에게 고맙다"라며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밖에 없다. 죽을 때까지 잊지 않겠다"고 눈물을 쏟아냈다.

하하 역시 눈물을 보이며 "감사한 마음도 엄청 크지만, 동시에 죄송한 마음도 든다. 모자란 저희를 잘 키워주셨다"라며 "살면서 감사한 마음으로 갚아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짧은 기간이지만 '무한도전' 멤버로서 남다른 활약을 펼쳤던 조세호와 양세형도 소감을 밝혔다. 조세호는 "또 기회가 된다면 형들과 세형이와 또 다른 여행을 해보고 싶다. 다시 한 번 멤버로 받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고 양세형은 "매주 방송하러 올 때마다 너무 설레고 재미있었다. '무한도전'을 통해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이야기했다.

563회 동안 '무한도전'을 이끌어 온 유재석은 "이 프로그램에 저의 인생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종영 인사를 드리는 게 아쉽고 죄송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무한도전'이 새로운 웃음을 드리려면 꼭 필요한 선택이다"라며 "혹시라도 다시 '무한도전'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정말 '무한도전'다운 웃음과 내용으로 찾아 뵙겠다. 13년 동안 변함없이 격려와 응원 박수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약속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마지막 방송에 앞서 진행됐던 기자간담회에서 김태호 PD는 모든 특집이 기억에 남는다면서도 그중 시청자의 뜨거운 호평을 받은 역사 특집, 프로레슬링 특집, 배달의 무도 특집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특집은 바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무도정신'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던 13년, '무한도전'의 수많은 멤버들, 제작진, 시청자가 함께 만들고 함께 성장한 시간이었다. 대한민국 예능 역사에서 가장 진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해준 '무한도전'을 다시 외칠 시간을 기대해 본다.

'무한도전'은 지난달 31일 563회 '보고 싶다 친구야!' 두 번째 이야기 방송을 끝으로 뜨거운 호평 속에 첫 시즌을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다음 주부터는 '무한도전'의 13년 추억을 되새기는 하이라이트가 3주간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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