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중] 135분 정상회담…習 '미중 충돌 경고'·트럼프 '칭찬일색'(종합)

  • 習, 건설·전략·안정적 관계 구축..'투키디데스 함정' 경고도

  • "위대한 지도자" 치켜세운 트럼프…"習 친구라 영광"

  • 머스크·쿡·황 총출동…習 "시장 더 개방할 것"

  • 화려함 속 구체적 성과 無…중난하이 회동 주목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톈탄공원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톈탄공원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중 양국은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당신과 다시 만나 친구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반년 만에 마주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뚜렷한 온도차를 드러냈다. 시 주석이 미·중 갈등 관리와 충돌 방지를 강조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극찬하며 개인적 친분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習 "건설·전략·안정적 관계 구축" 합의...'투키디데스 함정' 경고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신화통신
14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신화통신]

약 135분간 이어진 정상회담에서 양국 지도자는 미·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미래 협력의 틀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중간 건설적·전략적·안정적 관계 구축'을 양국 관계의 새로운 기조로 정립하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했다"며 "이는 향후 3년 이상 미중 관계의 전략적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두 정상의 발언에서 드러난 미묘한 긴장감에도 주목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상투적인 찬사를 이어갔지만, 시 주석은 충돌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는 이란 전쟁, 무역 분쟁, 미국과 대만의 관계 등 민감한 현안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를 보여준 것으로, 이번 회담이 실질적 돌파구보다는 상징성과 의전에 무게를 둔 행사로 끝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미중 양국이 (신흥 강국과 기존 강대국 간 충돌 가능성을 뜻하는) '투키디데스 함정'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국관계의 패러다임을 구축할 수 있을까요"라고 언급하며, 패권 경쟁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도록 양국 지도자가 함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중 양국이 적이 아닌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성공과 공동 번영을 이루고, 새로운 시대의 강대국 관계를 위한 올바른 길을 개척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시 주석은 2014년 이후 미·중 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투키디데스 함정’이라는 용어를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 2024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도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낙관적 분위기 속에 방중 일정을 시작한 시점에 시 주석이 다시 이 표현을 꺼낸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짚었다.

나아가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할 경우 양국이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 발언은 시 주석과 중국에 대한 찬사로 가득했다. 그는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라고 치켜세우며 “사람들은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싫어하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말한다”고 했다. 이어 “당신과 다시 만나 친구가 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다”며 “미·중 관계는 역사상 가장 좋은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 도중 美 기업인 만난 習 “중국 시장 더 개방할 것”

회담에서는 경제·무역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지만, 즉각적인 성과 발표는 없었다.  다만 이날 회담장에서는 양국 최고위 관료들뿐 아니라 미국의 거물급 기업인들도 함께 자리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회담 도중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등 10여명의 미국 기업인들과도 만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 대표단은 미국의 위대한 기업인들로 구성됐다”며 “모두 중국을 존중하고 있으며 협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중국의 대문은 앞으로 더욱 활짝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개혁·개방 과정에 깊이 참여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과 상호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미국 기업인들 역시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며 중국 내 사업 확대와 협력 강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회담 후 머스크 CEO는 “훌륭했다. 많은 좋은 일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CEO는 “회담은 매우 잘 진행됐다”며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평가했다. 팀 쿡 CEO는 취재진 질문에 ‘엄지 척’으로 답했다.

화려함 속 구체적 성과 無…중난하이 회동 주목

다만 이날 회담 이후 양국은 당초 거론됐던 미·중 무역위원회 및 투자위원회 설립,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항공기·에너지 구매 확대, 무역 휴전 연장과 관세 인하 등의 구체적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 전쟁과 북핵 문제 등 주요 안보 현안과 관련해서도 중국 측은 “양국 정상이 중동 정세, 우크라이나 사태, 한반도 문제 등 국제 및 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만 짧게 설명했다.

첫날 정상회담이 화려한 행사와 상징적 장면들로 채워졌지만, 정작 구체적 성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회담을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과거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내던 제단인 톈탄(天壇) 공원이 있는 베이징 시내를 함께 산책했다. 두 정상은 통역만 대동한 채 오후 1시께부터 약 30분간 공원을 걸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어 이날 저녁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는 시 주석을 비롯해 리창 국무원 총리,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왕후닝 전국정협 주석, 차이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리시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딩쉐샹 상무부총리 등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1~7위 인사들이 총출동한다.

15일에는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국 권력의 심장부' 중난하이(中南海·중남해)로 초청해 티타임과 오찬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