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주 거품론' 금감원 감리에 잡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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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02-20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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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주 거품론이 금융감독원 회계감리에 잡힐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한미약품은 최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를 상대로 한 기술수출 관련 임상을 중단했다.

이 공시는 설 연휴 직전인 14일 장 마감 후 나왔다. 같은 날 시간외단일가는 하한가(-9.98%)까지 추락했다.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19일에도 8.50%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임상 중단 공시가 제약·바이오 업종 고평가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고 말한다.

한미약품은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과 항암신약인 '올무니팁'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통보받으며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당시 한미약품은 늑장공시와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를 함께 받으며 제약·바이오주 동반 약세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실제로 주가 급락 이전까지 한미약품의 최근 1년간 주식 수익률은 70%를 웃돈다. 같은 기간 바이오 대장주격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수익률은 각각 210%, 180%에 달했고, 신라젠은 750%에 육박한다. 

하지만 공시 논란이 다시 불거졌고, 금융당국도 회계감리를 강화하고 있어 투자심리는 더 위축될 수 있다.

금감원은 올해 테마감리에 '개발비 인식·평가의 적정성'을 포함시켰다. 기업의 연구개발(R&D) 비용이 자산화되는 비율에 대한 적정성을 따지겠다는 뜻이다.

특히 바이오 기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개발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감리의 핵심으로 지목돼왔다. 2016년 말 기준 제약·바이오 상장사 152곳 가운데 83개사(55%)가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포함했다. 전체 잔액은 1조5000억원으로 전체 상장사 개발비 잔액의 11%를 차지한다. 수치는 금감원에서 집계한 것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 도이체방크는 지난달 셀트리온이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연구개발 비용을 자산화하는 비율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또한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도 하향 조정했다. 현재 30만원을 웃도는 셀트리온의 적정주가를 8만원대로 내놓았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연결 기준 연구개발 비용은 약 1250억원으로 매출액의 1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의 연구개발비는 1540억원으로 매출액의 23%를 차지했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는 정부의 판매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신약 개발 단계를 구분한다"며 "반면 국내 업계는 임상 3상 또는 그 아래 단계의 비용을 개발비로 포함하는 회계처리가 보편적"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임상 1상에서 신약 승인까지의 확률은 10% 미만으로 파악된다. 기업 입장에서 신약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볼 수 있으나 그간 관행이 글로벌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번 금감원 테마감리로 그간 낙관적으로 회계처리를 해온 기업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외부감사인이 더욱 보수적인 관점에서 재무제표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최성환 연구원은 "예를 들어 신약이 판매 승인에 실패할 경우 기존에 인식했던 개발비를 당기비용으로 반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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