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경평축구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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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입력 2018-0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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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차장

[건설부동산부 강승훈 차장]

국제사회에서 교섭으로 국가간에 맺는 대외관계를 외교라고 한다. 외교분야 성과는 정치를 수단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치 역시도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남과 북의 사이가 그렇다.

일제강점기 이후 둘로 갈라진 한반도는 1948년 공식적인 분단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그해 8월 15일 우리나라는 정부 수립 선포와 함께 해방을, 한달이 조금 지나지 않은 9월 9일 북한에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알리며 사실상 '남남'이 됐다.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났고, 1953년 휴전에 합의하며 분단은 더욱 고착됐다. 서로는 적대적인 정부로 지내왔다. 동시에 우리 측은 새정부가 출범할 때면 어김없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DJ 정권'은 이런 화합 분위기의 정점을 찍는 시기로 인정된다.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을 추진했고, 2000년 6월 13~15일 '6·15 남북정상회담'을 평양에서 가졌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손을 맞잡아 지켜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교류는 한동안 계속됐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까지 북한에서는 응원단을 세 차례 내려보내며 화제를 끌었다. 그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남과 북의 대화는 한참 끊겼다.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 등 한반도 문제에 주변국들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관여했고 야속한 분단의 세월을 보냈다.

그러던 중 이달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방남하며 획기적 전환점이 마련됐다. 정치적으로도 풀어내지 못한 것을 스포츠외교가 해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을 그간 냉랭했던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는 '교류 모멘텀'이라고 평가한다.

그러자 스포츠와 문화 등 비정치적 요소의 후속 교류설이 벌써부터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여러 방안 중에서도 '경평축구 부활'은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지난 11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오찬에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경평축구를 재개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날 박원순 서울시장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을 본 뒤 나란히 앉았던 최휘 국가체육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에게 경평축구 부활을 제안했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경평축구는 일제강점기 경성과 평양을 대표하는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서 벌였던 친선경기다. 1929년 10월 8일 처음 열렸고, 모두 20차례 이어진 뒤 해방 직후인 1946년 중단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전에도 경평축구의 중요성을 수 차례 피력한 바 있다.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2016년 하반기 열린 한 정책토론회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그동안 진행해 온 경평축구를 비롯해 서울·평양 여자축구, 서울·평양 탁구경기도 추진하겠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2019년 서울시가 개최하는 '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를 초청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시장의 발언이 그리 멀지 않은 시점에 현실화됐다. 나름대로 오랫 동안의 경험에서 비롯된 혜안이라고 믿고 싶다. 달리 해석하면 평화정책으로 통칭될 수 있는 스포츠외교는 어찌보면 정부 차원이 아닌 도시간 접근이 한결 수월하기 때문에 공을 들이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경평축구 이슈는 박 시장이 정치생명을 이어가고, 그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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