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세계 최초 ‘꿈의 소재 그래핀’ 선박 적용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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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입력 2017-11-1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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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동·소음 줄여 상용화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현대중공업은 카이스트(KAIST)와 공동으로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적용해 선박의 진동과 소음을 절반 이하로 줄인 감쇠재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중국·일본 업체들과의 기술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 나갔다.[사진=현대중공업 제공]


현대중공업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Graphene)’을 세계 최초로 선박 건조에 적용, 상용화에 성공했다.

12일 회사측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선박의 진동이나 소음을 저감시켜주는 감쇠재에 그래핀-탄소나노튜브를 적용한 ‘고성능 감쇠재’를 개발, 선주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에 착수했다. 이 소재는 현대중공업과 카이스트(KAIST)가 지난 2014년 국내외 특허를 출원한지 3년 만에 상용화 한 것이다.

◆30만t급 원유운반선 진동 절반 이상 줄여
감쇠재는 선실이나 기관실 등 선원들이 거주하는 구역에 설치돼, 소음을 최소화하는 부가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소음·저진동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감쇠재 수요도 늘고 있다. 감쇠재는 폴리우레탄을 주 소재로 제작했으나 선박과 해양구조물이 대형화하고 이를 구성하는 기기들이 다양화되면서 기존 제품으로는 충분한 진동 감쇠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지고 있다.

현대중공업-KAIST팀이 개발한 감쇠재는 폴리우레탄에 그래핀을 결합시켜 높은 주파수 영역대의 진동과 소음을 효과적으로 저감시켰다. 실제로 지난 6월 현대중공업이 30만t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그래핀 감쇠재를 적용한 결과 50% 이상 진동을 저감하는 데 성공했다.

설치비용도 기존 제품 대비 저렴하고 원유운반선 뿐 아니라 함정, 여객화물겸용선(RO-PAX) 등 다른 선종으로 확대될 수 있어, 크나큰 원가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플랜트·자동차·항공기에도 적용 가능
그래핀은 탄소원자가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이다. 상온에서 구리보다 100배나 빠른 우수한 전도성을 가지면서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나 강하면서도 신축성이 있어서 접거나 휠 수 있다.

지난 2004년 처음 발견된 후 그래핀은 주로 반도체 제조공정의 미세화 한계를 극복하고,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구가 집중됐다. 삼성전자가 내년으로 시기를 전망한 ‘접히는 휴대전화(Foldable Phone)’에도 그래핀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대중공업은 중후장대 제조업체들 가운데 처음으로 그래핀을 제조공정에 성공적으로 도입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중국과 일본 조선업계와의 기술경쟁에 있어 한 발 더 앞서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감쇠재는 항공기, 잠수함, 자동차, 건설 장비, 육상·해양 플랜트, 전기기계, 엔진, 펌프, 압축기 등에도 쓰이는 데 이들 영역에도 그래핀 감쇠재를 적용할 수 있어 향후 저변화가 이뤄질 경우 한국 제조산업의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소재 적용 확대로 ‘프리미엄 선박’ 건조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 9월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주관으로 열린 ‘제1회 3D 프린팅 디자인 경진대회’에서 ‘벌집 격자구조의 경량 프로펠러’를 선보여 대상을 받았다.

이 작품은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 소재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소형 보트용 프로펠러를 시범적으로 만든 것이다. 이번 시도가 성공할 경우 현대중공업은 탄소섬유와 같은 신소재를 적용한 대형 선박용 프로펠러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탄소섬유는 강철보다 무게는 4분의 1 수준으로 가벼우면서 10배 이상의 강도를 갖고 있고, 3000℃ 이상의 온도에서도 변형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신소재는 세계 조선시장에서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을 따돌릴 수 있는 ‘핫 아이템’이자 승부수”라면서 “현대중공업은 신소재를 적용한 프리미엄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해 현재의 위기극복을 위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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