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구축 ‘韓·中 민간외교’ 다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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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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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10월 2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앞줄 가운데)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등 보아오 아시아 포럼 이사진들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중국 인맥은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가 빠른 시일 안에 경영에 복귀하지 못하면 장기간 구축해온 현지 인맥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높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의 5차 공판을 지켜본 대기업 고위임원은 이같이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사실상 중국과의 민간경제외교가 무너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대 중국 사업에 서서히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삼성 제품 불매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해결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 2개월을 넘기면서 경제 외교 채널이 막힌 상태다. 여기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한반도 배치 영향으로 중국 정부 측도 삼성에 면담 요청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푸젠성 취안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삼성전자의 3개 중국 자회사가 화웨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8000만 위안(약 132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지난해 말에는 중국 삼성투자유한공사(SCIC)가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위) 산하 베이징 은행감독국에 신청한 삼성재무공사 설립 인허가가 불발됐다. 삼성이 점차 중국 정부의 견제를 받고 있는 모양새다.
 

(왼쪽 두번째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왕양 중국 부총리가 2016년 3월 25일 베이징 중난하이 쯔광거에서 만나 삼성의 중국내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신화사 제공]


이뿐만 아니다.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삼성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 중국 VIP 경제외교가 중단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중국은 ‘관시(關係)’, 즉 인맥이 사업 성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삼성은 한국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내 인맥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삼성의 대표 자격으로 그동안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 정부 고위 관료들과 꾸준히 접촉을 하면서 믿음과 신뢰를 얻었다"며 "삼성이 오늘날 중국에서 이만큼 성장한 것도 이 부회장의 노력이 거둔 성과”라고 강조했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보아오 포럼'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리커창 부총리 등 유력 정치인들을 잇따라 만났다. 또 지난해 하반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수사가 시작되고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반발이 가시화되는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으로 건너가 정부 관료를 만나거나, 한국을 방문한 중국 정부 관료들을 접견하는 등 인연의 끈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된 뒤 중국 정부 관료들과의 공식·비공식 접촉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중국 정부 측 인사들과의 만남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며 "회사 사정도 있지만 중국 정부 측에서도 요청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여파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연결기준)은 133조9472억원으로 이 중 중국지역 매출액(32조497억원)이 미주지역(42조6448억원) 다음으로 많았다. 비중은 무려 23.9%에 달했다.

이는 중국 현지 업체와 미국 애플에 밀려 스마트폰 사업이 고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B2B 제품 판매가 늘면서 삼성전자의 대 중국 매출이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온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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