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신년사서 이례적 '능력 부족' 자아비판…애민 면모 과시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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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1-0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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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육성 신년사에서 자신의 '능력 부족'을 거론하는 '자아비판' 성격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

김정은은 이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2017년 신년사에서 "한 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서고 보니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 마음 한 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늘 마음 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능력이 마음을 따라가지 못한다'거나 '자책한다'는 등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발언을 대중 앞에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거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는 최고 지도자가 무(無)오류의 존재로 신격화되는 북한의 통치 이념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발언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정은의 이런 발언은 인민들 앞에서 몸을 낮추는 '진솔함'을 보여주고 애민 면모를 과시해 민심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자아비판' 발언 직후 "위대한 수령님(김일성)과 위대한 장군님(김정일)을 믿고 전체 인민이 앞날을 낙관하며 '세상에 부럼 없어라' 노래를 부르던 시대가 지나간 역사 속의 순간이 아닌 오늘의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하여 헌신분투할 것"이라며 '인민의 참된 충복, 충실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도 약속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신이 군림하지 않고 주민을 섬기는 수령, 즉 간부에게는 엄하고 백성에게는 관대한 리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간부와 주민을 분리해 대함으로써 주민의 정치적 동의를 얻으려는 새로운 접근 방법"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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