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보다 먼저 뛰는 정유주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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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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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정유주 주가가 여전한 유가 약세에도 오르고 있다. 유가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지만, 아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정유주 실적이 유가 반등만으로 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오일(S-Oil)은 최근 내놓은 2014년치 실적에서 적자를 냈다고 밝혔으나, 주가가 도리어 올랐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공개한 S-Oil은 작년 2589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하락 여파로 정유부문에서 손실이 늘어나면서 34년 만에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당일 S-Oil 주가는 하루 만에 약 4% 오른 6만500원을 기록했다. S-Oil 주가가 6만원대를 회복한 것은 2014년 5월 2일(6만200원) 이후 처음이다.

다른 정유주도 마찬가지였다. SK이노베이션과 GS(GS칼텍스) 주가는 1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각각 1.30%와 0.36% 상승했다. 두 회사는 아직 실적을 공개하기 전이지만 모두 정유부문에서 5000억원 이상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가하락으로 실적악화가 예상되는데도 주가가 뛰는 것은 '바닥론'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2014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유가하락으로 떨어졌던 주가도 올해 들어 크게 만회하고 있다. S-Oil 주가는 올해 들어 25%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도 각각 10.11%, 4.25% 올랐다.

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최근 배럴당 44.53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수준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미 미국에서 중소 셰일 에너지 업체가 적자를 내거나 파산보호 신청을 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셰일과 원유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이 이달을 유가 반등 분기점으로 보며 이유다. 이 증권사는 연말까지 유가가 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연주 대우증권 연구원도 "유가가 오르면 정유주는 긍정적인 래깅(결제지연) 효과와 재고 평가이익, 재고 축적에 따른 스팟 마진 개선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정유주 주가가 단기적인 유가 급변으로 추락할 경우 저점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만 있지는 않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도 글로벌 정유설비 증설이 수요증가보다 많고, 파라자일렌(PX) 같은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도 심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대규모 재고 평가손실이 났다가 다시 평가이익이 나더라도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제마진과 동북아 수급상황이지만, 이는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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