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탁의 유통 인사이드]글로벌브랜드 무너뜨린 저력 활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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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0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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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신세계), 설화수.헤라(아모레퍼시픽), 칠성사이다(롯데칠성음료)’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정답은 국내 안방에서 글로벌 공룡 브랜드를 무너뜨리고 연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장본인들이다.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월마트와 까르푸는 이마트의 기세에 눌려 깃발을 내리고 한국을 떠난 지 오래다.

이들은 한국 내 관련매장을 철수하면서 ‘토종 브랜드의 저력은 과연 무엇일까’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내부 직원들 간에는 ‘이마트신화’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1993년 국내 최초의 할인점인 이마트 창동점을 시작으로 현재 점포수만 123개에 달한다. 매출은 작년 11조5000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해엔 12조4000억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헤라도 국내에서 연전연승하고 있다. 작년 한 백화점 화장품 매출 순위 결과 설화수와 헤라가 당당히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에스티로더, 디올, 랑콤, 크리니크, 시슬리, 맥, 비오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세계 여성들 사이에서 상당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조차도 국내 토종 브랜드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칠성사이다도 다국적 브랜드 코카콜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분전하고 있다. 양사 간에 어느 정도의 매출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코카콜라 측으로선 압박감이 상당하지 않겠느냐는 전언이다.

그렇다면 우리 토종 브랜드의 해외 활약상은 어떨까. 한마디로 말해 참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물 안 개구리 형국이다.

이마트는 2000년 초반 중국에 진출한 이래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도 국내 안방에서의 고공행진과는 달리 수출은 홍콩을 제외하고는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고작 상반기 내에 해외진출 검토 중이란 얘기만 들려온다.

미국시장을 겨냥해 수출전용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를 내놓았으나 9년째 미국시장에서 적자를 기록 중이다.

흔히들 IT강국들은 한국을 제품 테스트 장으로 활용하곤 한다고 한다. 한국과 같이 다양한 소비자 패턴을 갖고 있는 국가가 흔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그 어느 국가보다 변화무쌍한 한국 소비자들을 감동시키고 글로벌 브랜드 조차도 떨게하는 우리 토종 브랜드들이 해외에선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내수용 브랜드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먹구구식 현지화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도 치밀하지 못하다는 점이 그 이유로 꼽히고 있다.

제품력을 무기로 치밀한 마케팅 전략만 갖춘다면 국내 안방을 뛰어넘어 세계 글로벌 시장을공략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는 얘기다.

이 모두를 극복하고 국내 유통업계에도 제2, 제3의 한국판 삼성신화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아주경제= 진현탁 기자 htj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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