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줄고 세금은 늘고…생맥주 주세 감면 종료 앞둔 호프집 '한숨'

  • 올해 말 생맥주 주세 20% 경감 종료 예정…호프집 원가 부담 우려

  • 호프주점 2만개 아래로 줄어…생맥주 출고량도 6년 새 17%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마포구에서 10년째 맥주집을 운영하는 김모(55)씨는 내년 생맥주 판매가격을 놓고 고민이 깊다. 회식과 단체 손님이 줄어 매출이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말 주세 감면 혜택 종료를 앞두고 있어서다. 김씨는 “요즘은 가격에 민감한 손님들이 많아 맥주 한 잔 값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다”며 “그렇다고 세금이 오른 만큼 부담을 떠안자니 남는 게 줄어들어 내년 장사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주류 소비가 줄면서 전국 호프주점이 2만곳 아래로 떨어진 가운데 올해 말 주세 감면 혜택까지 종료될 예정이어서 주류·외식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올해 말 생맥주 주세 20% 경감 제도를 종료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생맥주 500㎖당 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부담이 약 127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일반 맥주 주세는 1㎘당 88만5700원, 생맥주는 이보다 20% 낮은 70만8560원이다. 감면 혜택이 사라지면 생맥주 주세는 1㎘당 17만7140원 오른다.
 
문제는 실제 판매가격이 세금 증가분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사가 세 부담을 일부 흡수하더라도 그동안 누적된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업주들이 세금 증가분을 넘어 판매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생맥주 한 잔 가격을 500~1000원가량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생맥주 시장의 영업 기반은 이미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호프주점 사업자는 1만9507명으로 전년 동월(2만1401명)보다 1894명(8.9%) 감소했다. 호프주점 사업자는 한때 3만 명 이상을 유지했지만 2020년 11월 2만9872명으로 3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5월에는 1만9863명으로 처음 2만명 아래로 내려간 뒤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생맥주 출고량도 감소세다.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주요 맥주사의 생맥주 출고량은 2019년 약 22만3000㎘에서 지난해 약 18만5000㎘로 17% 감소했다.
 
생맥주 주세 경감 제도는 2020년 맥주 과세체계가 가격 기준의 종가세에서 출고량 기준의 종량세로 바뀌면서 도입됐다. 당시 생맥주의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한 한시적 조치였지만 코로나19와 외식업 경영난 등을 고려해 두 차례 연장됐다.
 
정부가 생맥주 세제 지원 종료를 추진하는 반면, 여당인 민주당에서는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세제 혜택을 유지하거나 확대하려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송재봉 의원은 27일 현행 20% 감면율을 유지하면서 적용기한을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안도걸 의원은 12일 생맥주 주세 감면율을 현행 20%에서 30%로 높이고 적용기한을 2028년 말까지 연장하는 주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김은혜 의원은 기존 감면 제도의 일몰 기한을 없애는 법안을 제출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생맥주 판매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세금 부담까지 늘어나면 제조사뿐 아니라 호프집과 음식점 등 자영업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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