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韓 기업들, 베트남 세금 규정에 '골머리'...최소 6개월 사전예고 요구

  • 한국 기업들, 세금 환급 신속 처리·일관된 규정 적용 요구

  • 지역별 세법 해석 차이·최단 15일 유예기간에 기업 부담 가중

  • '예측 불가 세제'에 불만... 6~12개월 준비기간 요구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SEVT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삼성전자 베트남 타이응우옌(SEVT)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베트남]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잦은 세제 개편과 지방정부마다 다른 법규 적용으로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일부 세금 규정은 시행까지 주어지는 준비기간이 15일에 불과한 만큼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 변경 사항을 알려 기업들이 대응할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다.

23일(현지 시각) 베트남 재무부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지난 21일 열린 '2026년 조세·관세 정책 간담회'에서 세제 운영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세금 환급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새로운 법령과 시행규칙을 도입할 때 기업들이 변경 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기업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한 부분은 세금 관련 규정의 불확실성이다. 일부 법규는 시행 전 준비기간이 15일에 불과해 기업들이 내부 절차를 조정하고 새로운 규정을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연 주베트남 대사는 한국이 누적 투자액 기준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자 주요 교역 상대국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대베트남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약 160%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대사는 "일부 한국 기업들이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변경과 법인세 우대 혜택 조정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마다 세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식이 달라 기업들이 일관된 기준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첨단산업 세제 혜택 확대 요청…베트남 정부 개선 약속


삼성전자 측은 기업들의 현지화 비율 확대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세제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재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된 우대 정책을 보다 균형 있게 운영해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전자·디스플레이 제조업계의 비용 부담도 거론됐다. AI용 반도체 칩의 국제 가격 상승으로 관련 산업이 압박을 받는 가운데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기술 분야 세제 지원 확대를 희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기존 지원 제도를 설명했다. 르우득후이 베트남 재무부 조세·수수료 정책 담당 부국장은 혁신과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기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규정상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초대형 첨단기술 프로젝트에는 최장 25년 동안 10%의 우대 법인세율이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법 집행 기준을 통일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응우옌티꾹 베트남 세무컨설팅협회장은 다국적 기업의 경우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뿐 아니라 개인소득세, 관세, 원산지 규정, 투자 인센티브 등 여러 제도를 동시에 적용받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일한 사안을 놓고 세무당국과 관세당국 또는 지방정부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 기업들이 납세 의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역별로 달라지는 세법 해석을 최소화하고 일관된 집행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본경 코트라 동남아대양주지역본부장은 "베트남 정부가 외국인 투자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인정하면서도 세금 감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업들이 기술과 투자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는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사업 환경 역시 중요한 지원책이라는 설명이다.

베트남 재무부는 한국 기업들의 요구를 정책 개선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까오 아인 뚜언 재무부 차관은 "한국 기업들이 베트남의 경제·사회 발전과 재정 수입에 기여해 왔다"고 평가하면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들의 건의 사항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 정부는 특수관계자 거래와 글로벌 최저한세 관련 규정도 조만간 정비할 방침이다. 한국 기업들이 요구한 세제 운영의 일관성과 충분한 시행 준비기간을 실제 제도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남은 과제로 꼽힌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