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베트남, '탈휘발유' 전환 가속…오토바이부터 버스까지 전기차 물결

  • 전기 오토바이 판매 95% 급증…하노이·호찌민, 전기버스 노선 확대

  •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충전 인프라 확충…빈패스트, 시장 점유율 19%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주유소 전경 사진김혜인 통신원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근처의 주유소 전경 [사진=김혜인 통신원]

베트남이 오토바이와 버스 등 주요 교통수단을 중심으로 '탈(脫) 휘발유'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 오토바이 판매가 급증하는 가운데 하노이와 호찌민에서는 기존 디젤버스를 전기버스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와 민간 기업의 충전 인프라 투자가 맞물리면서 베트남 교통체계가 휘발유·디젤 중심에서 전기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25일(현지시각) 베트남 건설부에 따르면, 정부는 주요 도시의 저배출구역 확대와 배출가스 검사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전기 오토바이 및 친환경 대중교통 전환을 지원하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은 2027년 7월1일부터 오토바이 배출가스 검사를 시행할 예정이며 다른 중앙직할시는 2028년 7월1일부터 적용한다.

도심 내 휘발유 차량 운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하노이는 순환도로 1호선 내부 일부 지역에서 저배출구역을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순환도로 2·3호선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호찌민 역시 저배출구역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호찌민은 공공부문 차량의 친환경 전환 목표도 제시했다. 시 당국은 2030년까지 정부기관과 공무원이 사용하는 자동차, 오토바이, 스쿠터를 모두 친환경 에너지 차량으로 바꿀 방침이다.

이같은 정책 변화는 대중교통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노이교통공사(Transerco)는 이달 7개 노선에 전기버스 94대를 투입하며 기존 디젤버스 교체에 나섰다. 지난 8일에는 하노이 자럼 버스터미널과 흥옌 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83번 노선에 전기버스 15대가 도입됐다. 이어 15일에는 31번 노선에 빈패스트 EB8 전기버스 15대가 추가 투입되면서 해당 노선의 디젤버스가 전면 교체됐다.

호찌민에서도 전기버스 보급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시내 교통체계에서 친환경 운송 차량의 비중은 약 67.8%다. 시 당국은 2027년 1월1일까지 성(省) 간 버스를 모두 전기버스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빈홈즈 그랜드파크와 도심을 연결하는 179번·180번 전기버스 노선이 개통됐다. 두 노선은 연말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지하철 1호선 역과 연계하는 버스 노선 22개를 추가로 개설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

전기 대중교통 보급은 지방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꽝닌성은 학생들의 통학을 지원하기 위해 무료 전기버스 6개 노선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해당 노선은 하롱, 홍가이, 하뚜 지역의 교육기관 22곳을 연결하며 약 2000명의 학생을 수송한다.
 

전기 오토바이 판매 95% 급증…빈패스트, 배터리 교환망 확대
하노이의 한 건물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장비 사진김혜인 통신원
하노이의 한 건물 지하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장비 [사진=김혜인 통신원]

대중교통과 함께 개인 이동수단의 전동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베트남 전기 오토바이 업체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기 오토바이 판매량은 70만대를 넘어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베트남 오토바이제조업협회(VAMM) 소속 6개 업체의 누적 판매량은 205만4213대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휘발유 오토바이가 여전히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판매 증가율에서는 전기 오토바이가 크게 앞선 셈이다.

베트남 건설부에 따르면 올해 판매되는 오토바이 100대 가운데 28대가 전기 모델이다. 현재 전국에 등록된 전기 오토바이도 350만~410만 대에 달한다.

민간 기업들은 전기 오토바이 보급에 필요한 충전 인프라 확충에 나서고 있다. 빈패스트는 아파트 주차장에 충전 시설을 설치하기 어려운 이용자를 위해 배터리를 직접 교체할 수 있는 전기 오토바이를 공급하고 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충전이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교환소에서 배터리를 바꿔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빈패스트의 충전 인프라 운영사 V-Green은 전국에 약 8만개 배터리 교환함을 구축했으며 올해 말까지 15만개로 늘릴 계획이다. 빈패스트는 교환형 배터리 모델 이용자에게 2028년 6월30일까지 매월 20회 무료 배터리 교환 혜택도 제공한다.

빈패스트의 시장 내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타이 티 타인 하이 빈그룹 부회장 겸 빈패스트 글로벌 부회장은 최근 '2026 현지화 강화 및 공급업체 시스템 개발' 행사에서 회사의 전기 오토바이가 베트남 전체 오토바이 시장에서 19%의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빈패스트는 2027년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베트남의 탈휘발유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전기차 보급 규모뿐 아니라 충전시설과 대중교통 운영체계를 함께 개선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아파트 충전 인프라 부족과 버스 운행 안정성 문제가 남아 있는 만큼 기존 휘발유·디젤 차량을 대체하면서도 시민들의 이동 편의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통 환경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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