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부동산 시장에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신축 아파트는 공급 증가에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도심형 단독주택)는 매도 호가를 수십억동씩 낮추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대출 상환 부담과 주택 구매 기준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주택 유형별 가격 차이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2일(현지 시각) VnExpres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찌민에서는 최근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의 매도 호가가 10억~50억 동(약 5200만원~2억5800만원) 이상 낮아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 베트남은 올해 3분기 기존 호찌민 지역의 신축 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당 약 1억1000만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상승했다고 밝혔다.
단독주택 가격 조정은 호찌민 중심부에서도 확인된다. 기존 빈타인 지역 레반주옛 거리 인근의 64㎡ 주택은 지난 9월보다 약 20억동 낮은 128억동에 매물로 나왔다. 해당 주택은 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으며 집주인이 대출 상환을 위해 매각을 서두르고 있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80억~90억 동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인근 56㎡ 주택도 지난 5월 140억 동에 매물로 나왔다가 9월 108억 동에 거래됐다. 기존 3군 지역의 반꺼 거리에서는 150억동에 매물로 나왔던 5층 건물이 약 108억동까지 가격을 낮췄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베트남 부동산 플랫폼 밧동산에 따르면 호찌민 도로변 주택의 매도 호가는 최근 9개월간 평균 6~10% 하락했다. DKRA컨설팅 역시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의 평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0~15% 떨어졌으며 대출 상환 압박을 받는 매물에서 하락 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신축 아파트는 12% 상승... 공급 증가에도 가격 강세
단독주택과 달리 호찌민 신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공급이 늘었지만 고급 주택 중심의 공급 구조가 평균 분양가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트프랭크 베트남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행정구역 통합 이전 호찌민 지역의 신축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당 1억1000만 동으로 전 분기보다 3%, 전년 동기보다 12% 올랐다.
기존 빈즈엉성과 바리아붕따우성을 포함한 통합 호찌민 전체의 평균 분양가는 ㎡당 약 9760만 동으로 전 분기 대비 2.3% 상승했다. 도심에서는 고급·초고급 아파트 공급이 집중된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은 외곽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공급과 거래도 증가했다. 3분기 기존 호찌민 중심 지역의 신규 아파트 공급량은 2711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다. 통합 호찌민 전체에서는 7203가구가 신규 공급됐으며 거래량은 7544가구를 기록했다. 나이트프랭크 베트남은 2027년 말까지 호찌민에 아파트 4만2593가구가 추가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기존 도심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금리·낮은 임대수익률 부담…매수자 선택도 변화
단독주택 가격이 내려가도 거래가 쉽게 성사되지 않는 배경에는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있다. 매물 선택지가 늘어난 가운데 주택 구매자들이 대출 이자와 임대수익 등을 더욱 신중하게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호찌민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자로 일하는 A씨는 일부 고가 주택이 수십억동씩 가격을 낮췄지만 매수자의 구매 여력과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을 700억~1000억 동(약 36~52억원)에서 500억~700억 동(약 26~36억원)으로 낮춘 주택도 예산이 300억~400억 동인 구매자에게는 부담스럽다며 "그들에게는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지 부동산 대출금리는 일반적으로 연 12~14% 수준이며 일부 변동금리는 15~16%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매수자들은 가격 할인 폭보다 실제 대출 상환 능력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낮은 임대수익률도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밧동산닷컴 관계자는 단독주택과 타운하우스의 연간 임대수익률이 약 2%에 머물러 있어 매입 가격에 걸맞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주거 편의성을 중시하는 수요도 확인된다. 현지 기사에 달린 독자 의견으로는 좁은 골목에 있는 주택보다 학교와 공원, 주차시설 등 생활 기반시설을 갖춘 주거단지를 선호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호찌민에서는 아파트 신규 공급 확대에도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반면 단독주택은 가격 인하에도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 매수자들이 대출 부담과 주거 환경, 임대수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가격 기대치 차이가 시장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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