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 승리에 한 숨 돌린 시진핑...AI·희토류 협력 급물살

  • 중국, 중남미 핵심 파트너 국가 유지

  • 브릭스 탈퇴 아닌 협력 강화 전망

  • AI·광물·에너지 등 첨단산업 협력 확대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25일 재선에 성공한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25일 재선에 성공한 후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중국이 안도하게 됐다. 미국과의 관계 강화를 공약한 극우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패배하면서 중국은 중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양국이 글로벌 사우스(개발도상국) 협력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과 에너지, 광물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전방위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9%를 득표해 플라비우 후보(48.21%)를 누르고 승리했다. 80세인 룰라 대통령은 이번 승리로 네 번째 대통령 임기를 확보했다. 플라비우 후보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가까운 우파 정치인으로,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중국 외교부는 룰라 대통령의 승리가 발표된 직후 축하 메시지를 내놓았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브라질 국민의 선택을 존중한다"며 "양국이 '중국·브라질 운명공동체' 건설을 계속 추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룰라 대통령의 재선을 반기는 것은 브라질이 미국의 영향력 확대 속에서도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룰라는 선거 과정에서 미국의 개입을 경계하며 "브라질은 누구의 뒷마당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홍콩 SCMP에 따르면,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채텀하우스)는 룰라의 재선으로 중국이 중남미 최대 경제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룰라와 중국은 다극화된 국제질서와 글로벌 사우스의 역할 확대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양국은 브릭스(BRICS)를 통해 국제 금융기구 개혁과 국제무역에서의 달러 의존도 완화 등에서도 협력해왔다.

반면 플라비우 후보가 승리했다면 브라질의 외교정책이 미국 쪽으로 기울면서 브릭스 협력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었다. 플라비우는 브릭스의 역할과 달러 의존도 축소 구상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플라비우 후보가 승리한다면 브라질의 브릭스 탈퇴가 추진됐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룰라의 재선 성공으로 인해 브라질과 중국의 협력은 무역을 넘어 첨단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 기업들은 브라질의 전력 인프라와 제조업, 광업 등에 투자를 확대해왔다.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창청자동차(GWM)는 브라질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룰라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양국은 AI 협력 양해각서와 광업 지속가능성 협력 계획 등을 체결했다. 같은 해 7월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룰라 대통령은 디지털 경제와 녹색경제, 과학기술 혁신, 항공우주 분야 협력 확대 방침을 확인했다.

중국이 특히 관심을 두는 분야는 브라질의 풍부한 핵심 광물 자원이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역시 중국에 대한 핵심 광물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브라질과의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브라질 입장에서는 미·중 양국의 투자 수요를 활용해 자국 내 광물 정제와 가공 산업을 육성하고 부가가치를 높일 기회가 될 수 있다.

룰라 대통령은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미국과의 경제 관계를 유지하려는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재선이 곧 브라질의 친중국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브라질이 양국의 경쟁을 활용해 투자와 기술 이전을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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